[스크랩] 이성복의 [여기가 어디냐고]
2008.01.28 by 백연심
[스크랩] 이외수의 [연꽃]
[스크랩] 도광의의 [이런 낭패]
[스크랩] 이동순의 [새]
[스크랩] 김연대의 [인생]
[스크랩]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스크랩] 김현승의 [가을 기도]
[스크랩] 박재열의 [한난계]
붉은 해가 산꼭대기에 찔려 피 흘려 하늘 적시고, 톱날 같은 암석 능선에 뱃바닥을 그으며 꿰맬 생각도 않고 ---여기가 어디냐고? ---맨날 와서 피 흘려도 좋으냐고? 이성복(1952- ), [여기가 어디냐고] ------------------- 아름다운 놀빛을 <붉은 해가 산꼭대기에 찔려/ 피 흘려 하늘 적>신 것으로 보는 시인..
해설이 있는 시 2008. 1. 28. 14:18
흐린 세상을 욕하지 마라 진흙탕에 온 가슴을 적시면서 대낮에도 밝아 있는 저 등불 하나 이외수(1946-), [연꽃] 연꽃은 더러운 진흙탕에서 피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깨끗한지요? 진흙탕 속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고, 온화한 모습으로 귀한 품격을 지키며 주변의 악취를 향기로 바꾸어 주는 ..
해설이 있는 시 2008. 1. 28. 14:17
오랜만에 고향에 갔다 간밤에 마신 술 탓에 새순 나오는 싸리울타리에 그만 누런 가래 뱉어놓고 말았다 늦은 귀향길 안쓰런 마음 더해가는 고향 앞에서 나는 또 한 번 실수에 무안(無顔)해하는데 때마침 철 늦은 눈이 내 허물을 조용히 덮어주고 있었다 도광의(1941-), [이런 낭패] 고향은 생명이 시작된 ..
해도 거의 다 넘어가는 텅 빈 들판을 새 한 마리 끼룩끼룩 울며 이쪽 하늘에서 저쪽 하늘 끝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초저녁의 달이 애처로운 얼굴로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동순(1950-), [새]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롭습니다. 어느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쓰고, 누군가는 외로운 군중이라는 말도 ..
밤차를 타고 오는 당신을 기다리다 새벽차를 타고 떠나는 나 밤차를 타고 뜬눈으로 와 보면 새벽차를 타고 떠나버린 당신 다시 밤차를 타고 올 당신을 기다리다 다시 새벽차를 타고 떠나는 나. 김연대(1941- ), [인생] 상사화라는 꽃을 아시는지요? 무성했던 잎이 다 진 후에야 꽃이 피기 때문에, 잎은 꽃..
해설이 있는 시 2008. 1. 28. 14:16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1961- ), [너에게 묻는다] 세상에는 하잘 것 없어 보이는 것도 때로는 크고 위대한 깨우침을 줄 때가 있습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자신을 속여도 인간은 진실 앞에 마주서면 한 순간에 자신을 무너뜨리는 양심을 가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
해설이 있는 시 2008. 1. 28. 14:15
파밭에 뿌리는 가을비. 기운 마당귀가 젖고 雜草들이 푸들푸들 닭살을 세운다. 사기 그릇에 반 이상 오른 軟豆色 이끼. 성큼 靑山이 다가와 솔가지 담장을 넘는다. 水銀柱 속에서 빨간 실지렁이가 오그린다. 박재열(1949- ), [한난계] ----------------------- 철학이 구체적인 것을 추상(개념)화 하는 일이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