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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창작 강의 (7) -단편소설 쓰기의 실제

소설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7. 3. 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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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창작 강의 (7)   -이호철

 

한미르에서 가져옵니다. 이번주엔 별 내용은 없네요.




단편소설 쓰기의 실제



소설쓰기의 실제 국면으로 들어가기 위해 우선 콩트라는 것, ‘손바닥 소설’이라고도 하지요, 콩트 쓰기의 실제부터, 저의 작품을 하나 예로 들어서 짚어 보겠어요.

왜 하필 콩트냐? 우선 짧기 때문에 접근하기도 쉽고, 또 소설이라는 것, 다른 글하고 소설하고의 차이가 무엇이냐 하는 점을 콩트가 가장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가장 짧은 글로 짭짭한 맛을 내야 하니까요.무슨 반전(反轉)이라나 뭐래나, 콩트 쓰는 기술을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 한 열 댓 장 되는 저의 콩트를 읽으면서 소설쓰기의 핵심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되도록 여러분 살갗에 닿아갈 수 있도록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이 짧은 소설을 쓰게 된 사정부터 대강 털어놓아 보면이래요.
소설을 몇 십년 써 오면 더러 더러 그런 경우를 겪게 되거든요.
구면이건 초면인 사람이건 누군가가, 이거 소설거리로 좋을 거니까 한번 들어 보고 써보라며 이야기를 한단 말이에요.
예의 삼아라도 일단 한번 들어 볼밖에요. 그런데 그렇게 들어 보면 열에 아홉은 별로 재미가 없단 말이에요.
자기 자신이 겪은 일이니까 본인은 재미있는지 모르지만. 듣는 쪽은 전혀 재미가 없단 말이에요.
대체로 보면 그런 이야기는 6ㆍ25 이야기가 많아요. 당사자는 굉장한 일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들어보면 별 것이 아니에요.
그때야 누구나 그런 정도는 겪었으니까요. 소설거리로 치자면 죄다 소설거리지요, 뭐.

헌데 더러는 매우 특이한 경우가 있어요.
본인도 꼭이 이 이야기를 소설로 써 달라고 사전 단서가 붙은 것도 아닌데, 아 저건 소설이 되겠구나, 하고 순간적으로 번개 치듯이 와 닿은 경우, 별 이야기도 아닌데, 번쩍 하고 와 닿는 경우가 있어요.
원고지로 60장 정도 되는 제 단편 소설로 「추운 저녁의 무더움」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작품도 그렇게 누군가에게서 듣고 단숨에 휙 쓴 거에요. 내가 본시 조금 빨리 쓰는 속필인 쪽인데, 이 작품은 아마 내 작품들 통틀어서 가장 속필로 쓴 물건일 거예요.
좀더 털어놓자면, 「부시장 부임지로 안 가다」도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급하게 쓴 물건이고, 「물 마시는 짐승」도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였지요.

이야기가 조금 곁가지로 뻗었지만, 바로 이 콩트도 그렇게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예요.
누구에게서 들었냐? 바로 우리 집사람, 아내였어요. 집사람이 더러 더러 저들 친구들끼리 소일삼아 만나는데, 그냥저냥 만나기는 조금 뭣하니까, 핑계삼아 소위 ‘계’를 하더라구요.
그렇게 마음에 맞는 저들 예닐곱이 한 달에 한 번식 만나는데, 그 달에 계 탄 아줌마가 식당에서건 자기 집에서건 점심 한 턱을 내나 봐요.
그렇게 오랜만에 허물없는 친구들끼리 만났으니 모두가 신 나서 한바탕 까불고 떠들 밖에요.
그리고 이런 경우라는 게 으레 우스운 이야기 많이 하는 아줌마가 인기가 높을 밖에요.
그렇게 친구들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도 갑자기 말이 많아지더라구요.
친구들 만났던 그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가지곤, 저희들끼리 웃고 까불며 나누었던 그 재미나던 얘기를 나에게도 옮겨 놓는다는 말이에요.
저녁 식탁에서 나도 재밌으라고 그러면 나는, 떡 하니 소위 가장의 위엄이랄까요, 집에서 살림이나 잘할 거지, 멀쩡한 부인네들이 대낮에 모여서는 싱거운 짓거리나 하고 있다고 조금 못마땅한 듯이 시큰둥하게 듣는 둥 마는 둥 듣지요.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이를테면 단편이나 콩트감으로 꽤나 좋겠다, 싶은.

바로 이 콩트도 그렇게 아내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모태가 됐어요.
물론 듣고 나서는 금방 잊어버렸지요. 그까짓 이야기가 작가 노트 같은데 적어 놓을 거리도 못 되잖아요.



다음 주에 계속

 

 

 

 

출처 : - ☆ 시인의 향기 ☆- http://club.iloveschool.co.kr/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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