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창작교실 | 이야기 전개와 아이디어 건지기

  강의 진행자 : 김문기     

 

1. 이야기 전개도

동화의 전개도를 통해 이야기의 구성과 흐름을 파악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1981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품인  김운경 작 <하느님 호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의 이야기 전개도입니다. 이야기가 간결하면서도 산뜻하게 전개되어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동화가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한 편의 동화를 작품으로 창작할 때는 화가가 연필로 얼개도를 그리듯 동화 작품 역시 기승전결에 맞고, 긴장과 휴식의 영역을 적절히 넣어주고, 동화적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펼쳐 주어야 합니다.

아래의 전개도를 보면 (미나)라는 여자 아이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미나에게 의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천지 만물을 주관하신다는 하느님에게도 호주머니가 있을까? 그 호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이런 의문인데, 이 동화 전체를 살펴보면 미나가 그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미나의 의문과 함께 아래를 읽어보세요.

아빠가 걸어가실 때는 짤랑짤랑 소리가 납니다.
오빠의 호주머니에는 유리구슬이 가득하고요. 미나의 주머니에는 예쁜 머리빗이 들어 있습니다.
미나는 아파트 오백일 호에 사는 여섯 살짜리 여자 아이입니다.
요즈음 미나에게는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하느님의 호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엄마	저금통장이 들어있단다. (사람들의 착한 일을 저금해 두는 통장)
	☞ 하느님은 다른 것도 주머니에 넣고 계실 것 같다.
이모	손거울이 들어있을 거야. (마음을 비춰보는 거울)
	☞ 하지만 손거울이 깨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
수위아저씨	열쇠가 들어있을 것 같구나. (천국에 가는 열쇠와 지옥에 가는 열쇠)
	☞ 천국의 열쇠는 반짝반짝 빛나고 지옥에 가는 열쇠는 무서울 거야.
과일가게 아저씨	앉음뱅이 저울이 들어 있단다. 저울의 눈금을 보아라. (죄의 무개를 다는 저울)
	☞ 죄가 없는 사람에겐 소용없겠는데......

• 미나는 크레용으로 하느님 호주머니를 그린다.
• 통장, 손거울, 열쇠, 앉음뱅이 저울을 한꺼번에 그려 넣으니 너무 불룩해서 보기 흉하다.
• 하느님 호주머니엔 좀 더 예쁘고 멋진 것이 들어있을 거야.
• 잠이 드는 미나, 깨어나서 창가로 간다.
• 하느님은 지금 막 한쪽 주머니에 뜨거운 해를 집어넣고, 다른 쪽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별을 꺼내놓고 계셨던 것입니다.
• 살각살각 아무도 모르게 하느님은 밤하늘에 꽃씨를 뿌리듯 별을 던지고 계셨습니다.
• (마지막 부분) 미나는 세상에서 제일 먼저 하느님의 호주머니를 본 소녀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 동화 작품은 의문과 그에 따른 어린이다운 해답을 담고 있습니다.

미나의 의문               ☞ 하느님의 호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미나가 얻은 해답        ☞ 뜨거운 해와 반짝이는 별이 들어있다.

바로 이런 점입니다. 동화를 어떻게 쓸까? 아주 좋은 동화적인 착상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야기로 풀어줄까? 앞 부분을 어떻게 하고 뒷부분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등등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김운경 님의 이 작품을 충분히 참고하세요. 동화를 쓰기 전에 이야기의 흐름을 정리하고 이야기의 순서를 정하고 전체적인 짜임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답니다.

2. 창작 과정에서의 아이디어

동화를 창작할 때는 아이디어가 무척 중요합니다. 어차피 햇살 아래 새로운 세상은 없는 터이고 늘 보아 오고 늘 생각해 오던 일, 너무나 구태의연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늘 뻔한 세상에 우리는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떠오르질 않고 머리 속만 복잡할 따름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까요? 그래서 제가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방식 하나를 소개합니다. 어떤 현상이나 개념에 대해 자기 마음속에 질문을 던져 보고 그 질문에 나름의 답변을 내어놓는 방식입니다. 자기 마음속에 질문과 답변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찾는 일입니다.

왜 저 구름이 흘러갈까? 라는 질문을 자기 마음속에 한 후 그에 대해 독창적인 답변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러려면 몇 가지 단서가 필요합니다.

창작하고자 하는 동화 내용에 적절히 부응해야 한다.
독창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고 그것이 개연적이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주제를 산뜻하게 하는데 일조를 해야 한다.

동화작가는 과학을 알되 창의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고 일반적 인식을 토대로 하되 그것이 늘 특별한 것이어야 합니다. 왜 저 구름이 흘러갈까? 라는 자기 질문에 그저 평범하게 대답하거나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인식의 것을 내어놓으면 실패합니다. 늘 창의적이고 특별한 무엇이 담기도록 사색을 해야 합니다.

자, 여러분도 질문과 대답을 마음속에 해 보세요. 그래서 그것이 동화를 창작하는 과정에 있어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 보세요. 가령 다음과 같은 질문과 답변은 어떨까요?

(질문) 조약돌은 왜 시냇물 속에만 있을까?
먼 산 속 계곡에서 흘러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있느냐고
☞ 말없이 반짝이는 조약돌

• (질문) 사랑이라니? 그게 뭘까?
• 싸우던 개와 고양이가 껴안고 잠을 자며 서로의 체온을 나눠주는 것
• ☞ 좀 더 행복한 내일 아침을 위하여

• (질문) 나는 어디서 태어났을까?
• 뱃속의 ♥에서. 그러므로 나는 결국 아빠, 엄마의 새로운 마음이다
• ☞ 땀 흘려 일하시는 아빠와 엄마를 본받고 싶다.

• (질문) 비는 왜 내리는 걸까?
• 더럽고 불결해진 것들과 사람 마음까지도 깨끗이 청소하려는 하느님 마음
• ☞ 비 그친 후 참 아름다운 모습들

• (질문) 참새는 왜 알을 추녀에 남겨놓고 사라졌을까?
• 공해로 인하여 참새들이 죽어갔다.
• ☞ 나에게 알을 부화시켜 새끼를 키워 놓으라는 뜻 ☞ (환경문제를 부각)

이렇게 어린이의 입장에서 자기에게 질문하고 자기에게 답변을 하다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고 그것을 토대로 동화 이야기 전개를 한층 풍부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떤 현상이나 개념에 대해 어린이다운 질문 사항을 갖기 바라며 또 그 해답을 어린이답게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경우, 질문 사항을 맨 앞 부분에 넣고 그 대답을 맨 뒷부분에 넣습니다. 그리고 중간 부분에서 개연성 있게 연결지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꾸며야 합니다.

질문 사항	앞 부분에 넣고, 약간의 상황 묘사만 해 놓아도 되겠다.
이야기 전개	여러 경우를 상정해 놓고 자꾸 질문해 나가는 방법 소설 혹은 넌픽션 식으로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 한 이야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직접 연결시켜 놓고 그 연결고리를 유추해석해 보는 방법 다른 작가의 이야기 전개 방식을 차용해 보는 방법
대답	뒷부분에 넣고, 개연성 있고 어린이답게 대답을 내어놓는다.

이런 이야기 전개도는 초등학생 용어로 ‘개요표’라고 하는데 성인이 동화를 창작할 때도 가장 중요한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가운데 부분, 즉 동화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며 작가마다 조금씩이라도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문우들끼리 작품 합평회를 즐겨 하면서 가장 합당한 전개도를 찾아야겠습니다.

◎ 햇볕은 왜 내릴까?
⇒ 착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 돌이는 왜 오줌을 쌌을까?
⇒ 꿈속에서 괴물들과 싸우느냐고 너무 피곤하여

◎ 바람은 왜 부는 걸까?
⇒ 염소 아저씨에게 어서 집에 가라는 뜻

여러분도 나름의 질문과 답변을 해 보세요. 구태의연한 이 세상에서 새로운 해석과 아이디어를 찾는 일입니다.

 

 

출처 : http://www.dongsim.net/ 아동문학 창작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