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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창작교실 | 동화 창작을 위한 조언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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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문기 

 

신선한 발상이 중요

동화를 쓸 때 혹은 그저 아름답고 재미있고 감명깊은 이야기를 남기고자 할 때 우선 그 재료가 좋아야 합니다. 아주 흔해빠진 재료로도 솜씨 있게 요리를 하면 맛있는 음식이 되지만, 귀한 재료로도 서툰 솜씨로 요리를 하면 평범한 맛밖에 나질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동화를 쓸 때도 어딘가에서 들은 것 같은 이야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이야기에 머물지 말고 좀더 자유로운 이야기로 전환을 해야 합니다.

자신은 신선하게 썼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것을 뛰어넘는 작품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쓰려고 하는 소재와 주제를 사용한 작품에 어떤 것이 나와 있는지 비교하여 읽어 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동화책 한 권도 읽어 보지 않고 엇비슷한 발상으로 작품을 쓴다면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리 없습니다.

독자가 어린이라고 해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야기나 숲속에서 할머니가 동물들과 파티를 여는 이야기를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들고양이나 들개가 방랑하는 모습, 또는 귀여워하던 작은 새에 대한 감상적인 동정심을 이야기로 만들면 동화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어리석은 착각입니다.

대개의 동화들이 변변치 못한 까닭은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휴머니즘으로 착각하고 있다든지, 과자를 만드는 것이 판타지가 된다고 믿는 발상의 빈곤함에 있습니다. 이러한 동화가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동화의 표본처럼 받아들여지고, 일반인들로부터 공모한 작품의 대부분도 이런 종류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새로 태어난 형제에 대한 질투,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움, 처음 철봉을 했을 때의 환희, 이런 것은 동화에서 십중팔구 등장하는 주제입니다만, 대개 문학이 되기 전에 육아의 영역에서 끝나고 맙니다. 거기서 어린이는 어른에게 보호받아야만 할 존재이고, 어른은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교훈이 따라붙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감격을 1학년 어린이의 눈으로 그린, 어머니를 위한 동화를 쓴다면 어린이들은 조금도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요정이나 별나라의 어린이를 등장시키면 판타지가 되고, 번개에게 배꼽을 빼앗기거나 자다가 오줌을 싸거나 방귀를 뀌는 이야기를 쓰면 유머러스한 동화가 된다고 착각한다면, 진부하고 지루한 작품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설령 문장이 미숙하다 하더라도 개성 있는 솜씨로 뚜껑을 여는 작품, 신선한 발상에서 나온 작품이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동화작가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야

매사에 웃음거리를 수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겉으로 웃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애써 유머와 재미를 찾아서 자기 마음 속을 즐겁게 하고 그 즐거움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사실 웃음을 잃은 생활만큼 괴로운 것은 없습니다. 유머가 없는 하루는 너무나 쓸쓸합니다.

동화든 소설이든 재미가 있기 때문에 읽는 것은 기본이고, 그 재미의 중요한 조건인 웃음이 없으면 문학으로서 성립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쓰기에 고통스런 작품은 독자에게도 고통스럽고 지루합니다. 여러 유머가 담긴 동화 작품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웃음이 문학에 얼마만큼 따뜻한 피를 돌게 하는지, 창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해가 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면 뭐든지 유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유머에서는 이지적인 풍자보다 인간적인 공감이 중요합니다.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은 풍자성이 매우 높은 동화입니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임금님이 재단사에게 속아 벌거숭이가 되어 거리를 활보하는데도 어른들은 모두 멋진 옷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 아이가 임금님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놀렸을 때에야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 이야기는 우매한 인간을 통렬하게 비판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동화를 읽고 즐겁다고 할 어린이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멍청한 임금님의 어리석음을 이해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레오 리오니의 ‘세상에서 제일 큰 집’도 그렇습니다.

꼬맹이 달팽이는 아버지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몸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며 달팽이의 껍데기 집을 크게 만듭니다. 마침내 집은 멜론처럼 커져 달팽이는 기뻐 꼬리를 흔들어댔습니다. 게다가 더듬이에 장식까지 달고, 껍데기에는 물까지 들여 자신의 바램대로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잎사귀를 다 먹어 치운 달팽이 친구들은 다른 배추로 이동하는데, 이 달팽이만은 집이 너무 커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외톨이가 되어 먹지도 못하더니 깡말라서 결국에는 세상에서 제일 가던 집도 부서지고 맙니다.

집이 마치 성과 같이 크고 멋있게 변해 가는 즐거움이 결국은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란 걸 깨달았을 때의 두려움, 욕망에 농락당하는 것의 어리석음을 여실히 들추어낸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과연 어린이들에게 이 풍자가 가슴으로 다가올까요? 너무나도 멋진 이 집을 욕망의 상징이라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까지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린이 대상의 그림책에다 물질적인 욕심에 너무 정신을 빼앗긴 현대인을 비판해 놓은 이 책에는 『파랑이와 노랑이』에서 보여준 어린이의 내면심리도 따뜻한 웃음도 없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아이러니컬한 유머뿐입니다.

아무리 유머가 중요하다 해도 동화에서는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머라는 공통기반이 필요합니다. 어린이의 논리나 심리를 잊으면 어른만 만족하는 풍자가 되어 버립니다.

이것을 쓸 때의 첫 번째 조건은 스스로가 어린이가 되는 것이다. 관찰도, 언어도, 소재도, 자신의 모든 것을 잊고 어린이가 되어 마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린이는 신기한 것, 즉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겨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즉 예상이 적중하는 것을 즐거워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1948년에 발표되어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지금도 여전히 읽히고 있는 R.S.가네트의 ‘엘머의 모험’은 과연 동화에서의 유머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작품입니다.

9살짜리 소년 엘머는 동물 섬에 납치된 아기 용을 구해내기 위해 혼자 떠납니다. 정글을 헤매던 엘머는 호랑이와 사자, 고릴라 등 무시무시한 동물과 연달아 마주칩니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껌을 나눠 주고, 사자의 갈라지고 헝클어진 머리를 빗으로 빗어 주기도 하며 그럭저럭 위기를 모면합니다.

마침내 강가에 이른 엘머는 건너편 나룻배 안에 목이 밧줄에 감겨 있는 아기 용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악어들을 불러다 건너편 강가까지 일렬로 늘어서게 합니다. 엘머가 악어들의 등을 밟고 건너가 맞은편 강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아기 용의 목에 둘둘 감겨 있던 밧줄을 끊자마자 동물들이 악어들의 등을 타고 이쪽으로 쫓아옵니다. 그러나 다행히 악어들이 도중에 헤엄을 치기 시작하여 동물들은 크게 당황합니다.

엘머와 아기 용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박장대소합니다.

엘머가 아니고는 생각해 내지 못할 만한 유머로 가득 찬 이야기입니다. 껌과 빗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은 그야말로 어린이다운 발상이요 서스펜스로, 어린이의 당찬 행동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머러스한 동화라고 하니까 배꼽이나 오줌싸개 같은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입니다.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고 아이들을 웃기는 그런 유머로는 안 통합니다.

어린이와 같이 진짜 희극을 경험하는 것처럼 풍부한 감성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인간이 울고 웃는 본질을 파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상식에 기초한 유머 정신이 없이는 훌륭한 동화를 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유머가 중요하다 해도 동화에서는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머라는 공통기반이 필요합니다. 어린이의 논리나 심리를 잊으면 어른만 만족하는 풍자가 되어 버립니다.

개성있는 작품을 쓰기 위한 힌트

그렇다면 평범하거나 유형적인 작품을 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성있는 작품을 쓰기 위한 몇 가지 힌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먼저,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멀리해야 합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들고양이나 들개를 주인공으로 한 소재나 육아 동화가 될 것 같은 소재는 처음부터 제쳐두는 것입니다. 게다가 별이나 무지개, 요정 같은 아름다운 세계를 무대로 설정하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구리와 여우를 의인화하거나, 충치 치료를 무서워한다거나 당근이나 토마토를 싫어하는 어린이의 이야기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금기해야 할 소재를 스스로 정해 두고, 그것을 피해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 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능숙해지면 어떤 것을 써도 좋지만,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두 번째로는, 어떤 이야기든 꿈속의 일로 마무리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꿈은 잠자고 있을 때 꾸는 것으로, 몽롱하고 리얼리티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꿈속에서밖에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없는 이야기는 판타지가 아니라 단순한 공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기쁨은 현실을 무대로 해야만 설득력이 생깁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이 떠졌고 원래 상태로 돌아와 있더라는 이야기는 속임수의 묘미조차 갖지 못합니다.
  • 세 번째는, 작가 자신이 완벽하게 어린이가 되어 드라마를 구성해야지, 어른의 입장에서 본 어린이의 모습을 그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집을 지키거나 물건을 사온다든가, 동물과 친구가 되어 준다든가, 또는 병든 어머니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드렸다는 식의 얘기는 어른들 입장에서 보면 흐뭇해지는 광경일지 몰라도 어린이의 실제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어른이 느끼는 대로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어린이는 있을 리가 없습니다. 병 문안을 가고, 어른처럼 온 정성을 다해 환자를 보살피는 것은 어머니의 가면을 쓴 어린이인 것입니다.
  • 네 번째는, 옛이야기 식의 문장으로 동화를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옛이야기의 재미와 상상력의 풍부함은 많이 배워야 하겠지만, 옛이야기는 말로 전달하기 위한 형식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동화 문체로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옛날에 어떤 곳에~”를 흉내내어 “어떤 마을에 초등학교 2학년짜리 사내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는 식의 서두는 지양해야 합니다. 그러나 처음 동화를 쓰는 사람 중에는 의외로 이런 문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거칠더라도 자신의 문장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다섯 번째는, 실제로 보고 들은 소재라도 동화인 이상 이야기로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감동적인 이야기라도 논픽션이나 에세이 풍의 서술방식으로는 동화를 쓸 수 없습니다. 반드시 주인공을 세워 놓고, 그 에피소드가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재창조해야 합니다. 첫 번째 장면은 어떻게 하고, 두 번째, 세 번째 장면은 어떻게 할지를 연극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써 가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의 요점만 주의해도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동화는 딱 이렇게 써야 한다는 서술방식이 있는 것은 아니니, 어디까지나 각자가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작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의 기법을 발견하여 몇 번이 되든, 몇 편이 되든 작품을 써 보다가 마침내 “아아, 이건가!” 하고 스스로 깨닫는 길 외에는 없습니다. 쓰는 데 필요한 것은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이라고 말한 것은 안데르센이었던가요, 과연 그 말대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화작가로의 길

동화를 쓰는 이상 전문적인 작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직업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출판사에서 동화집을 낼 수 있는 정도는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자천, 타천의 작품들이 출판사에 계속 들어옵니다. 그러나, 출판사에서 받아 주었다고 해서 책으로 출간된다는 보증은 없습니다. 아주 독특하거나 훌륭한 작품이 아니면 편집자의 시선을 묶어 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비를 들여 출판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자비로 출판한 작품은 출판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아마추어의 책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고, 실제로 읽어 봐도 눈에 띌 만한 작품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한편 동인지에 참가하여 작품을 발표하다가 작가가 되려는 사람도 많습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동료와 함께 공부하면서 솜씨를 연마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적어도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쓸 의욕이 생기니까요. 또한 무엇보다도 어떻게든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작품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작품을 쓰지 않으면 안되고,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쓰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할 수가 있지요.

그러나 계속 동인지에 작품을 쓰다 보면 작가가 된다는 것을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중에는 벌써 몇십 년째 동인지 활동을 하며 공부를 하면서도 작가가 되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반(半)작가는 되었지만 진짜 작가가 되지 못한 이유는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개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잘고 딱딱하게 굳어져서는 그 껍질을 깨지 못하는 것입니다.

흔해빠지고 지루한 작품은 아무리 활자로 발표를 해도 편집자의 시선을 끌지 못 합니다. 하지만 동인지는 마음을 다져 먹고 실험 작품을 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동인지에 참가하면 아무도 쓴 적이 없는 그런 작품을 쓰고 싶어지니까요.

그런가 하면 동인지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기성 작가의 개인지도를 받는 쪽이 작가가 되는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요즘은 그런 문하생제도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설령 개인지도를 받는다 해도 본인에게 능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고, 좋은 작품을 썼다 해도 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불과합니다. 때로 제자의 시시한 작품을 출판사에 들고 가는 작가도 있습니다만, 편집자의 입장에서 보면 난감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어쩌다 책으로 나와도 그런 작가는 금방 잊혀지고 맙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문학강좌와 문화교실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기성 작가의 의견을 듣고 싶으면 그 곳에 가서 배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문학상이 있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언제든지 응모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스폰서가 되어 주는 상에서부터 신문사나 출판사가 주최하는 상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이 있어서, 신인작가는 계속 탄생하고 있습니다. 만약 작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 작품이 활자화되는 상을 노려 보십시오. 가능하다면 입선작은 반드시 책으로 나오는 상을 따내는 것이 작가가 되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입니다.

비록 책은 아니더라도 활자로 발표되고 심사위원의 추천을 받은 작품은 주목을 받게 되고, 나중에는 책으로 나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어렵게 입상을 해서는 달랑 그 책 한 권으로 끝나 버리는 작가도 있습니다. 진짜 작가가 되느냐 어떠냐는 오로지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꿈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힘써 도전하는 것

어떤 작가도 처음부터 작가였던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작가가 된 것입니다. 기왕이면 젊어서 데뷔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작가가 되는 데 나이의 제한은 없습니다. 50대든 60대든 결코 늦은 것이 아닙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동화작가인 츠보타 죠지가 첫 번째 동화집 『마법』을 낸 것은 45살 때였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되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은 쓸 수 없습니다. 쓴다고 하는 행위는 진심으로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괴로운 일입니다.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것은 정말이지 불건전한 생활입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느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벽이 밝아 오고 있었다는 등의 말도 종종 들립니다. 만약 당신이 책상 앞에 앉아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편안치가 않다면, 작가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몰두하면서 몇 시간씩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첫째 조건이기 때문에, 내향적인 사람이 아니고는 여간해서 감당해 내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자신은 낭만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소설보다 동화를 쓰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한 취미생활 이상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다루는 동화는 소설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일찍이 소설가들을 동원하여 쓴 동화 시리즈가 출판된 적이 있었는데, 세상의 평판은 좋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별 호응을 받지 못한 채 거의 팔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가 썼다 해도 어린이와 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면 어린이들은 가차없이 등을 돌려 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책도 제대로 읽지 않고 작품을 쓰려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세계명작은 물론이고 현대의 대표적인 아동문학 작품 정도는 반드시 읽어 두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영역의 책을 읽어 두길 바랍니다. 독서야말로 작가가 되기 위한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동화도 예술의 하나입니다. 지성이 없는 곳에서 예술은 피어나지 않으며, 지성이 없으면 작가가 될 수도 없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문학의 입문부터 다른 사람의 배 이상으로 풍부한 교양을 쌓아 두십시오. 그렇게 쌓아 올린 경험이 있어야만 당신의 재능은 꽃을 피울 것입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쓰고, 쓰고, 또 쓰라는 것입니다. 일년에 2, 3편 쓰는 작품에서 좋은 작품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많은 작품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길이 보이게 됩니다. 꿈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힘써 도전하는 것입니다.

 

출처 : http://www.dongsim.net/ 아동문학 창작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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