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동화 = 어린이 이야기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5:12

본문

동화 = 어린이 + 이야기   -김문기

동화를 말 그대로 풀이하면 『어린이+이야기』이고 좀 더 풀어서 밝히자면, 어린
이를 주된 독자로 하여 쓰여진 이야기체 글을 말합니다.

동화란 본래 문학 장르의 형태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 그러니까 전승 설화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하여
발전해 온 형태입니다.
전승 설화의 대부분은 민중 계층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구전되어 왔고, 그래서 그
시대의 민중적 애환과 감정과 희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동화가 비록 전승 설화에서 발전해왔다 하더라도 오
늘날에 와서는 그것과 엄연히 구별되어진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화는 문학의 한 장르로서 자리 메김을 했고, 따라서 이
야기 글보다는 더 발전된 형태인 문학이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그 자체로 문학 예
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동화는 영어의 Fairy tales(요정 이야기) 또는 독일어의 M rchen(환상 이야기)과
동의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각 나라마다 그 나름의 정서, 사물 인
식, 꿈 등에 따라 다른 의미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Fairy tales과 M rchen 등은 요정, 마녀, 난쟁이, 공주 등의 등장 인물이 엮
어내는 가공의 이야기인데, 그에 아울러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담, 전설 등을
통털어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럼 세계 명작인 『인어공주』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깊은 바다 속은 아름다운 수레 국화의 꽃잎처럼 푸르고, 투명한 유리처럼
맑습니다.
하지만 그 곳은 어떤 닻줄도 닿을 수 없고, 바닥에서 물위까지는 수없이 많
은 교회 종탑을 포개어 쌓아 놓아야 할 정도로 깊었답니다.
그 깊은 곳에 바다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저 흰 모래밭만 있다고 생각해
서는 안 된답니다.
그래요, 그 곳에는 이상한 나무와 식물들의 줄기와 잎들이 어찌나 유연한지
물살이 조금만 일어도 움직인답니다. 그 사이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닙니다. 새들이 하늘에서 공기 속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말이에요.
가장 깊은 곳에는 바다 왕의 궁전이 있습니다.
벽은 산호로 되어 있고, 길고 뾰족한 창문들은 가장 맑은 호박으로 되어 있
습니다. 또 지붕은 물이 밀려들 때마다 저절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조개 껍질
들이랍니다.
모든 조개 껍질 속에 빛나는 진주들이 놓여 있는 궁전은 참 굉장해 보인답
니다. 아주 조그마한 진주 조각이라 하더라도 왕관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다 왕은 혼자 살고 있답니다. 그의 늙은 어머니가 살림을 돌보고 있었습
니다.
그녀는 영리한 부인이었으며, 귀족 신분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녀는
꼬리 위에 열두 개의 굴을 달고 다녔는데, 다른 귀부인들은 여섯 개만 달고
다닐 수 있었답니다. 그것만 빼곤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았지요.
그녀는 나이 어린 바다의 공주들을 몹시 사랑했답니다. 여섯 명의 아름다운
아가씨들인데, 그 중에서도 막내가 가장 예쁘답니다.
피부는 장미 꽃잎처럼 깨끗하고 맑았으며, 두 눈은 깊은 바다처럼 파랗답니
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발이 없고 물고기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주들은 바다 속 궁전에서만 살았습니다.

―――――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앞부분

이런 인어공주 이야기처럼, 우리 시대와 전혀 동떨어져 있는 환상의 세계에서 초
자연적인 신통력을 가지고 인간 세계를 지배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는 가공의
세계를 옛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늘날의 창작동화는 합리주의적 사고와 리얼리티를 중요시하고, 이야기보
다는 詩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고차원적 문학 정신을 내포하고 있
습니다.

구둣방 주인은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양복점 주인이 몹시 부러웠습니다.
자기는 매일같이 남의 발이나 재고 구두를 깁는 것이 고작인데 비해, 양복
점 주인은 많은 점원들을 거느리고 멋진 양복을 만들어서 사람들로부터 칭찬
을 받고 있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구둣방 주인의 어깨는 늘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흥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였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울음이 쏟아질
듯한 얼굴을 해 가지고 다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구둣방 주인을 보고 모두 바보 취급을 했습니다.
허리는 구부정해 가지고 힘이라곤 하나도 없이 다니는 꼴도 그러했고, 온종
일 비좁은 가게에 쭈그리고 앉아 안경 너머로 구두를 깁는 꼴은 더욱 바보스
럽게만 보였습니다.
한 해의 맨 끝날이 찾아왔습니다.
이 날은 마을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뽑는 날입니다.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으로 뽑힌 사람은 여섯 필의 말이 끄는 꽃마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게 하나의 정해진 일로 돼 있었습니다.

――――― 윤수천 동화, 『구둣방 주인은 바보』 앞부분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구나. 꿈에 소가 보여."
생게망게한 할아버지의 말에 온 식구가 화들짝 놀랐다. 그러잖아도 어머니
는 어제 뜰아래채 빨랫줄에 베옷을 널었다. 누르께한 베옷이 바람 따라 파르
르 흔들거리는 모습이 왠지 낯설게만 느껴졌었는데…….
"할아버지, 소가 왜 보여요?"
혁이가 할아버지 곁에 바짝 다가앉으며 물었다. 요즘 들어 부쩍 가는귀를
잡수셨 는지 엉뚱한 소리를 하셨기 때문이었다.
"조상 님의 음덕으로 잘 살았지. 조상 님이 날 데리러 오셨어."
할아버지의 음성은 마른 풀처럼 까부라졌다. 할아버지의 몸도 마른 나무 같
았다. 정신도 오락가락했다. 그러고서 할아버지는 영 일어나시질 못했다.
"소는 조상 님을 말하는 거란다."
아버지가 말했다. 음성은 푹 가라앉았고 빨그레 충혈된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혁이의 마음도 아침 안개 속을 헤매고 나온 듯 축축해졌다.

――――― 안선모 동화, 『할아버지의 방』 앞부분

예문으로 든 두 편의 동화처럼, 동화 작가라 해서 반드시 어린이 세계만 다룰 필
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천진 난만한 어린이 세계를 바탕으로 하여 드넓은 인간의
삶을 파악하고 관찰하고 그것을 동화의 형태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때문에 글 쓰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는, 모든 사회적 현실과 세상에 대한 여러
안목과 우리들이 옳게 추구하는 인생관 및 세계관, 역사관까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밝힐 점은, 생활 동화를 쓴다 해서 편협한 사실주의에 치중할 필요는 없습
니다. 우리네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 광활한 판타지를 개척하
는 일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린이와 어른의 세계를 종횡으로 넘나드는, 진정 자유로운 글
쓰기이기 때문입니다.

아동문학의 본바탕은 어린이에 대한 사랑에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어린이의 천진함에 빠져 버리는 상태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어린이의 마음
과 현실적 삶의 모습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고, 그들
이 올바른 인간으로 자라도록 도와주려는 정신을 말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인형과 같이 인식하지 않고, 참된 인간으로 대하며, 그들에게
애정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동화의 주제 곧 '하고 싶은 말'이란 이 땅의
어린이를 지극히 사랑하는데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그럼 여기에서 창작동화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 대상 독자가 일차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라는 점에서, 소설과는 달리
어린이에 대한 전문적 탐색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됨의 참 모습을
추구한다는 목적 의식이 있어야 하고, 이상주의적이어야 합니다.
어린이는 자연과 사물을 인격화하여 받아들이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자
연과의 교감과 조화를 통해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형성시켜야 합니다.
인물 설정에서부터 스토리 짜기, 문체 등에 이르기까지 동화의 내용 전반은 간
결하고 명료하게 쓰여져야 합니다. 물론 쉽다는 뜻과는 다른 것입니다.
동화가 추구하는 바는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이어야 합니다. 동화를 통해 어린
이의 꿈을 키워야 합니다.
소재의 향토성입니다. 동화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읽혀지는 것이므로 그 어린이
의 삶이 형성된 향토에 대해 애정을 심어주고, 그가 처한 가정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점을 들어 동화의 교육성을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동화는 어린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 들려주자고 창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 이전에 교육적 효용을 감안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으로서의 제반 인식이며 사고 관념이야말로 영아기, 유아기, 어린이
시절에 대부분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동화를 사치나 언어 유희로 인식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어린이
세계를 탐구해 보면 알겠지만, 동화야말로 어린이의 인격 형성에 가장 필수적인 것
이며 그들의 창의력이나 상상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동화는 동심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 보편의 진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데 있고,
이것은 어린이에게 사람됨의 참 모습이며 그 경험과 느낌을 보여주고 있음을 명심
하십시오.
결국 동화는 어린이 독자로 하여금 문학 예술적 체험뿐만 아니라 올바른 사람으
로 성장하도록 계도시키는데 그 주된 효용이 있는 것입니다.

그럼 동화의 효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동화는 상상과 환상을 주된 창작 기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어린이
독자는 즐거움과 기쁨을 맛볼 수 있고, 더러는 동화가 담고 있는 승화된 이야
기를 통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 독자에게 풍부한 정서를 제공하여 그들의 마음을 순화시킬 뿐더러 이
세상에 대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체험시킵니다.
동화가 담고 있는 체험에 의해 무한히 열려있는 인간 사회에 대한 탐구욕을
만족시켜 주고, 보다 폭 넓은 인생이며 그 진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동화를 통해 참과 거짓, 선과 악, 행복과 불행,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힘
을 길러주고 아울러 문제 해결의 통찰력을 길러줍니다.
동화 속의 내용 전개에 따라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기의 생각을 가다
듬게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어린이의 창의적 활동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세련된 언어를 통해 어린이에게 풍부한 언어 감각을 익히게 하고 모
국어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부여합니다.
동화가 담고 있는 윤리적 가치를 음으로 양으로 체득케 함으로써 어린이로 하
여금 인격을 올바르게 하고 그것이 곧 현대 사회를 살아갈 보편적 가치임을
깨닫게 합니다.

동화는 이제 문학작품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어린이에
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선과 진실을 추구케 하며, 참다운 인간으로 형성시키
는데 그 효용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아동문학 창작 강의

http://www.haword.com/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연심 원글보기
메모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