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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시란 어린이를 위한 詩다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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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란 어린이를 위한 詩다  

동시란, 어린이를 위한 詩이고 어린이의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교육 행위이자 예술 행위입니다.
일반적으로 詩의 개념과 같다고 볼 수 있겠지요. '동시=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童詩는 詩와는 구별되는 몇 가지 전문적 성격과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 동시가 지니는 그 전문적 성격과 의미는 무엇일까요?

⊙ 동심의 세계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 주 대상 독자가 어린이인 만큼 그 교육적 효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작품성 혹은 예술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요. 오히려 詩가 지니는 일반적 개념 하에서 위와 같은 전문적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유경환이 밝힌, "童詩란 어린이도 읽을 수 있고 어른도 읽을 수 있는 詩文學의 한 장르로서 우선 문학성을 갖춰야 한다."라는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童詩와 成人詩는 詩라는 차원에서 아무런 구별이 없는데, 다만 동시를 창작함에 있어서는 주 독자 대상을 어린이로 삼아야 하고 그 교육적 효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렸을 때 경험한 좋은 동시는 나이 든 후에도 마음 깊이 남습니다. 되새길수록 정겹고 따스하고 고운 이미지가 살아나고,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기에 어린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좋은 동시를 경험시키는 일이 교육적으로 참 좋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부터 창작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창작을 하려고 합니다. 그럼 우선적으로 무엇에 대해 알아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좋은 동시를 창작하느냐 하는 교육적 소명 의식도 있어야겠지만, 아울러 동시가 어린이 교육에 어떤 효용을 보여주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겠습니다.
동시는,

어린이의 감성과 상상력을 북돋아 줍니다.
우리말에 대한 아름다움을 체득시켜 줍니다.
동시의 리듬이나 운율을 통해 감각적 즐거움을 줍니다.
선택되고 정선된 詩語를 통해 언어의 신비 기능을 익혀줍니다.
사물에 대해 올바르고 냉철한 직관력을 길러줍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 따위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어린이의 상상력을 다른 여러 방법으로 확장, 계발시켜 줍니다.

뿐만 아니라 동시 감상을 통해, 어린이들은 세상에 대해 긍정적 사고력을 익히게 됩니다.
아무튼 우리는 좋은 동시를 어린이에게 제시하고, 감상시키고, 감동을 얻을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창작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산길을 오르다
새알을 보면
보드라운 풀과 나뭇잎으로 엮은
내 품안에
고이 넣어두고 싶다.

초록 햇살 휘날리는
5월의 산길에서는
누구나 날개를 활짝 펴는 법

내가 그 고운 아기들의
엄마가 되고 싶다.

졸랑졸랑 뒤따라오는
산새 소리를 듣고 싶다.

――――― 김문기, 『5월의 산길에서』

제가 쓴 동시입니다. 부끄러운 마음이라 뭐라 말할 수 없으니, 그냥 편하게 감상이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날의 동시 창작은 리듬을 매우 중요시했고 대개가 정형 동시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소파 방정환 이후,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려고 창작한 수많은 동요들은 지금껏 큰 갈래를 형성해 왔습니다. 아울러 그 한 갈래에선 時調가 갖고 있는 운율 형태의 동시조가 꾸준히 창작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현대 동시 창작의 일반적 경향은 어떠할까요?

예나 지금이나 詩語의 노래화를 살려 동요가 꾸준히 발전해온 것이 사실이고, 자유 동시라 하더라도 그 리듬적 요소는 변형된 형태 ―일부분에서만 리듬을 살리는 기법―으로나마 엄연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930년대부터 쓰여지기 시작한 자유 동시의 놀라운 발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리듬보다도 시적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성인시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지를 중요시할뿐더러 詩的 회화성을 강조하고, 의미를 과감히 제시하는 경향이 그것입니다.

아무튼 현대 창작 동시는 단순 명료한 시적 상황과 그 느낌 정도만을 제시했던 지난날의 동시와는 달리 성인시로의 과감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성인시가 갖고 있는 풍부한 표현 기교를 차용해오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그 주도적 역할은 자유 동시의 발전이라 할 수 있겠지요.

자유 동시의 활발한 창작과 발전은 그러나 그 긍정적인 면과 함께 성인시가 안고 있는 각종 폐해마저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한 것이 사실입니다. 요즈음 발표되고 있는 숱한 동시들을 분석해보면 알겠지만,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관념어들
시적 상황의 혼미, 혼탁
자기 감정의 낭비
난해한 기교들
성인시로의 무리한 접근
아울러,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수준 미달의 작품

등이 그것입니다.

現代 童詩가 안고 있는 이러한 폐해들을 과감히 혁파하고 어떻게 하면 올바르고 좋은 동시를 창작할 수 있을까요? 이런 소명 의식이 각별히 필요한데, 아마도 이것은 기성 아동문학가들의 구태의연한 타성과 무기력증으로는 힘겨운 일로 보입니다. 오히려 참신하고 패기 있는 여러분들! 아동문학 지망생들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http://www.haword.com/

김문기의 아동문학 강의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연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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