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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시를 분류해 보자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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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분류해 보자  

 

동시를 형태상, 내용상으로 분류해 보자면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데, 동시의 본질로 따져본다면 모두 같은 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분류란 어차피 편의를 위한 것이니 편하게 보아주십시오.

형태상의 분류 자유 동시
산문 동시
정형 동시
童話詩
내용상의 분류
서정 동시
생활 동시
관념 동시


그럼 실제의 작품을 살펴보며 분류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작품을 감상한다는 가벼운 생각이면 되겠어요.
자유동시는, 詩想을 자유롭게 이끌어 가는 동시로, 1930년대 박목월, 김영일 등에 의해 처음 시도되었고 오늘날 가장 많이 창작되고 있는 동시의 형태입니다.

새 한 마리가
마당에 내려와
노래를 한다.
지구 한 귀퉁이가 귀 기울인다.

새 떼가
하늘을 날며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 한 귀퉁이가 반짝인다.

――――― 박두순, 『새』

산문동시는, 최근에야 시도된 형태로, 동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그 표현 양식은 산문적 형태를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씹던 껌을 아무 데나 퉤 뱉지 못하고
종이에 싸서 쓰레기통으로 달려가는
너는 참 바보다.
개구멍으로 쏙 빠져나가면 금방일 것을
비잉 돌아 교문으로 다니는
너는 참 바보다.
얼굴에 검댕이 칠을 한 연탄장수 아저씨한테
쓸데없이 꾸벅, 인사하는
너는 참 바보다.
호랑이 선생님이 전근 가신다고
계집애들도 흘리지 않는 눈물을 찔금거리는
너는 참 바보다.
그까짓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민들레 앞에 조그리고 앉아 한참 바라보는
너는 참 바보다.
내가 아무리 거짓으로 허풍을 떨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끄덕여 주는
너는 참 바보다.
바보라고 불러도 화내지 않고
씨익 웃어버리고 마는 너는
정말 정말 바보다.

―그럼, 난 뭐냐?
그런 네가 좋아서 그림자처럼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나는?
――――― 신형건, 『넌 바보다}

정형동시는, 음수율의 형식을 중요시하여 쓰여진 동시인데, 이는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동요 ; 리듬을 통한 노래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통 3. 4조와 7. 5조와 4. 3. 5조 등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동요는 3. 4조로 된 것입니다.

넓고 넓은 밤하늘에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들이 모여 앉아
꼬박꼬박 잠자지.
――――― 목일신, 『누가 누가 잠자나』

동시조 ; 3장 6구 44자 내외의 시조 형식에 맞춰 쓰여진 것으로, 아래의 동시조를 읽으며 그 형식미를 살펴보기 바랍니다.

버들잎 하나 내려앉고
바람 한 점 또 내려앉고

버들잎 어디 갔나
퐁당 빠지는 바람 한 점

붕어눈
가장자리에
이상한 일 많구나
――――― 김문기, 『시냇물 우화』

서정 동시는, 소재나 내용이 자연과의 교감이나 자연과의 친화를 바탕으로 개인적 기분을 읊은 동시를 말합니다.

흰 달밤에 똑 똑 똑
창문을 똑 똑 똑
찾아온 손님은 가랑잎 하나
가을 바람에 쫓겨온
가랑잎 하나.

달 지도록 똑 똑 똑
창문을 똑 똑 똑

초가집 주인은 베짱이 한 쌍
베 네 필만 짜노라
베짱 베짱.
――――― 박화목, 『가랑잎』

생활 동시는, 어린이의 실제 생활에서 모티브를 얻거나 혹은 그들이 감지한 여러 느낌 따위를 개연성 있게 쓴 동시를 말합니다.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내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내 도시락에
넣어 주시고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요.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문밖에서 지켜보십니다.
――――― 남진원, 『아침』

관념 동시는, 어떤 사물을 통해 얻어진 인식, 생각 등을 철학적 의미로 끌어올려 주제로 삼은 동시를 말합니다.

수천 년을
갈고 닦아도
조약돌은 아직도
물 속에 있습니다.

아직도
조약돌은
스스로가 부족해서

물 속에서
몸을 씻고 있습니다.
스스로 닦고 있습니다.
――――― 이무일, 『조약돌』

이상과 같이 분류했지만, 그냥 상식적으로 알아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이나 하면 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동시의 분류 운운이 아니라 어떤 시적 대상을 보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동시로 쓸 수 있느냐 하는 창작 능력이니까요.

 


                   

 

출처:http://www.haword.com/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연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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