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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태선생님의시작법을 읽다 여러분께 도움이될까해서올려봅니다..

시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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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묘가 있는 홍릉에서 세종날 백일장 대회가 있었습니다. 고등부에 주어진 제목은 '취미' '풀빛'입니다. '풀빛'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백일장에 참석한 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제목이 주어지면 그 자체만 가지고 고민을 합니다. 풀빛의 아름다움, 풀빛의 신선함을 묘사함에 급급하지요. 그러니 자기의 개성이 없는 다른 사람과 유사한 글을 쓰게 되지요. 풀빛의 싱그러움만을 드러내려 하지 말고 그 싱그러움 또는 그 외의 여러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과 연결되는 사물이나 대상을 떠 올려봐야지요.

예를 들면 풀빛에서는 맑고 밝은 사랑을 나누는 친구의 말, 건실하게 일하는 노동자의 땀방울, 목표를 정하고 확고한 의지가 심어진 학생들의 눈망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상이 떠오르면 표현하기가 상당히 수월해집니다. 그 다음으로 글의 구조를 짜고, 적절한 비유어로 살을 붙이기도 하고, 군더더기 말은 빼기도 하며 글구성과 표현을 해야합니다.

선생님 시 중에서 '허공'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허공
- 어머니

그대는 어린 시절 초롱한 눈빛을
어디 다 접어두고
맥 풀린 눈동자에
웃음마저 잃었는가
논, 밭 매던 거친 손으로
쏟아 붓고 쏟아 부은
어머니 손길은
어디에 버려 두고
그 눈가에 촉촉이
눈물 어리게 하는고
텅 빈 마음 안고 교정 나서는
어머니 우리 어머니

이 시에서는 제목이 '허공'입니다. 거기에 부제를 '어머니'라고 달았습니다. '허공'과 '어머니'를 겉으로 보면 무슨 상관 관계가 있겠습니까. 아무 관계도 없고 낯설기만 합니다. 전문적인 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낯설게 하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연결을 지을 수 있습니다. 허공은 텅텅 비어 있기 때문에 아주 쓸쓸하고 허전합니다. 그렇다면 텅텅 비어 있어서 허전한 것이 어디 허공뿐이겠습니까, 농부들이 농사를 지어 놓고 아무 것도 거두어 드릴 것이 없다면 얼마나 허전하겠습니까? 또 입시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께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건만 그 성과가 극히 미약할 때 얼마나 그 마음이 허전하겠습니까?

'풀빛'이라는 제목을 놓고 한 번 글을 써 봤습니다. 제가 앞에서 제목과 유사한 다른 대상이나 사물을 떠올리라고 했지요.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동자를 한 번 떠올리며 시를 한 번 써 봤습니다.

풀빛

일단 앞 부분은 싱그런 풀 묘사부터 들어가 보죠.

파릇파릇
가지마다 움돋는 봄 날,
풀숲으로 가자
거기엔 밤 하늘 별빛을 모아
구슬처럼 영글어 매달린 이슬이
한껏 꿈꾸는 곳

다음은 갈등 구조를 넣어 볼까요.

엇그제 황혼녘에
비바람 불어도

그래도 생기 찾은 풀의 모습이 있어야 겠지요.

싱그런 풀빛 간직하고
햇빛에 포근히 감싸인 채
고개 들고 파란 웃음으로
넘실거리는 풀잎

이제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동자에 대입 시켜 볼까요.

여기 파릇한 풀빛,
책과 씨름하는 너희들 눈에
알알이 박혀 있구나

늦은 밤, 이른 아침에
졸음의 무게에 지쳤다가도
다시 고개들은,
오호라,
너희들이 바로 풀빛

정석적인 시작법이 따로 있겠습니까 마는 이러한 방법도 시 창작법의 하나라는 것을 명심하고 창작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길 바랍니다.
여기에 추가해서 생각할 것은 바로 리듬을 느끼게 하는 음악성이겠지요. 적절한 묘사력으로 주제의 깊이를 심는 거겠지요.

<기본 연습 사항>
1. 생동감 있는 표현법(의태어, 의성어)
▶소나기가 내려 사람이 뛰어갔어요.→소나기가 쏵쏵, 사람들은 허둥지둥

2. 행과 연 구분
▶행 가름 - 호흡의 끊기와 관련, 연 가름 - 생각덩어리 나누기

3. 비유적 감각 익히기
▶이불→난로 〓 이불처럼 따뜻한 난로

4. 의인화하여 표현하기
▶가로등이 깜빡이고 있다.→오랜 침묵에 휩싸인 가로등이 깜빡깜빡 졸고 있
다.(오랜 침묵에 휩싸인 가로등, 졸음에 겨워 깜빡깜빡)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있다.→ 나뭇가지 흔들흔들 머리채 흔들며 춤추고 있
다.

-올린이 장주현

출처 : 시인의 향기 http://club.iloveschool.co.kr/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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