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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창작교실 | 동요에 대한 이해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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童謠! 글자 자체를 풀이해 보면 ‘어린이가 부르는 노래’를 뜻하는데, 문학에서 말하는 동요는 가락에 얻혀진 노래와 문장을 말합니다.

이 장에서는 노랫말의 아름다운 문장을 문학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동요에 대한 이해는 童詩와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게 정도입니다.

동요와 동시는 외형적으로 나타난 리듬의 형태와 배치가 다를 뿐 운문으로써의 詩的, 音樂的 성격에는 다를 바 없습니다.

굳이 구분해 보자면, 謠는 美를 밖으로 드러내고 일정한 형식을 통해 노래로 불려지는 것을 전제로 한 음악적 문장을 말합니다. 그리고 詩는 리듬을 안으로 끌어들여 자유분방하게 표현하고 작가의 思惟나 이미지를 내재적인 정감으로 빚어낸 회화적 표현을 말합니다.

참고로, 동요와 동시의 구분을 이해하기 쉽도록 비교해 보겠습니다.

동요

동시

  • 노래하는 것
  • 가락으로 드러내어 즐기는 것
  • 느낌이나 생각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
  • 박자감이 분명하고 짜임새가 일정하다
  • 단순 소박하며 詩語가 쉽다
  • 형식적 틀을 가지고 있다
  • 속삭이는 것
  • 그윽한 정감을 음미하는 것
  • 감정이나 정서가 안으로 모아지는 것
  • 생각의 흐름이 깊고 이야기가 은밀하다
  • 은유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 내재율을 강조한다

이와 같이 동요는 선명한 리듬과 일정한 형식을 갖고 있어 흥겹고 음악적입니다. 내용 또한 단순 명료한 음악적 문장입니다. 그러기에 내용 전달이 용이하며 노랫말에 즐거움을 줍니다.

유아기의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혹은 걸음마를 시키며 혹은 야외로 놀러가며 그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말을 익혀주는 시간을 갖는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동요의 본질이랄 수 있습니다.

요즘은 비디오로 된 동요 프로그램이 시판되고 있습니다. 그 비디오를 시청하는 것도 동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동요 작품 살펴보기

해님이 방긋 웃는
이른 아침에
나팔꽃 아가씨
나팔 불어요.

잠꾸러기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나팔꽃이 또따또따
나팔 불어요.

――――― 김영일, 『나팔 불어요』

한 여자아이가 위 동요를 부릅니다. 그냥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해님이 방긋 웃는’에서는 그 구절에 맞게 무용을 곁들이고, ‘나팔꽃 아가씨 나팔 불어요’에서도 무용을 곁들입니다. 그냥 부르지 않고 모둔 내용을 무용화시키는데, 무용이란 곧 놀이를 말하고 놀이를 미적 감각으로 꾸미는 형태입니다. 물론 옆에서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춰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자면, 동요란 어린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의 한 형태입니다. 동요를 매개로 하여 효과적으로 놀이를 익힐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다람다람 다람쥐
알밤줍는 다람쥐
보름보름 달밤에
알밤줍는 다람쥐

알밤인가 하고
솔방울도 줍고
알밤인가 하고
조약돌도 줍고

――――― 박목월, 『다람다람 다람쥐』

시어의 반복 효과가 돋보이고 내용상으로는 무척 장난스럽습니다 엄마가 두 살 된 아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 위 동요를 들려주는, 자꾸만 들려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동요를 들려주는 이유는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동요는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는 교육적 행위에 속합니다.

다음의 작품들을 보겠습니다.

아롱다롱 나비야.
아롱다롱 꽃밭에
나풀나풀 오너라.
붉은 꽃이 웃는다.
노랑꽃이 웃는다.
앞뜰 위에 홀로 핀
복사꽃이 웃는다.
너를 보고 웃는다.

――――― 목일신, 『아롱다롱 나비야』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 윤극영, 『반달』

자고로 동요는 단순하면서도 곱고 소박한 언어로 되어있어야 그 노래로서의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냥 들어도 알 수 있고 그냥 노래 불러도 정겨운 것이 어쩌면 동요의 우선적 특성이랄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동요는 누가 부르든 누가 듣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입니다.

다음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한겨울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눈사람.

――――― 강소천, 『꼬마 눈사람』

졸랑졸랑 샐랑샐랑
물이 흘러요.

돌을 하나 던지면
퐁당 도레미

발을 하나 담그면
참방 도레미

퐁당 참방 퐁당 참방
노래 불러요.

일하던 농부들이
따라 불러요.

――――― 김문기, 『시냇물 악보』

동시의 개념으로 위 동요들을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아래에서 동요와 동시의 연관성을 설명하겠지만, 동요란 놀이를 위해 있고, 노래를 위해 있고, 교육을 위해 있고, 아울러 어른과 어린아이의 대화를 위해 있는 문학 양식입니다.

그러니까 동요에선 굳이 이미지 혹은 의미 따위를 문제 삼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의 작품들을 보겠습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 밭에 앉지 마라.
녹두 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 전승 동요, 『파랑새』

날이 저문 하늘에
별이 삼 형제
반짝반짝 정다웁게
반짝이더니
어느 샌가 별 하나
보이질 않고
남은 별만 둘이서
눈물 흘리네.

――――― 방정환, 『형제 별』

동요에는 율격이 있어야 합니다. 위 전승 동요는 4∙4조이고, 『형제 별』은 7∙5조이기에 설령 곡이 붙여져 있지 않더라도 누구나 손뼉을 치면서 쉽게 노래화 시킬 수 있는 작품입니다.

동요의 전통적인 외형률로는 4∙4조와 7∙5조와 4∙3∙5조 등이 있지만, 현대 동요의 창작에 있어서는 자유 동시다운 작품도 나타나곤 합니다. 그러므로 노래가 갖고 있는 자유로움 속에서의 율격에 대해 좀 더 개발해볼 일입니다.

다음의 작품들을 보겠습니다.

아가씨 아가씨
안녕하세요?
아가씨 지붕에
집을 짓고요.
아침에도 짹짹
저녁에도 짹짹.

――――― 정인섭, 『참새』

조롱조롱 풀잎의 은방울 형제
산들산들 바람에 떨어지지요.
풀잎에서 잠자던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떨어져 깜짝 놀래요.

――――― 유성윤, 『금방울』

동요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어떤 사물이든 그것을 의인화하는데 있습니다. 위 작품을 보면 참새도 의인화했고, 이슬도 의인화했고, 고추잠자리도 의인화했는데 이런 식의 창작 의도는 무엇일까요?

사물과 대상에 대해 분별력이 부족한 유아기의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의인화시켜 받아들이는 속성이 있습니다. 해와 달은 물론이고 비, 구름, 돌멩이 따위도 의인화시켜 받아들입니다. 그러기에 의인화 수법은 교육적인 면에서 유아 독자들을 가장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일뿐더러 동요 역시 의인화의 묘미에 생명력이 있다 하겠습니다.

2. 어린이 계몽 운동으로서의 동요

우리는 동요를 배우고 익힘에 있어 그 역사적인 문제도 파악해 보아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동요『형제 별』은 한국 아동문학의 선구자인 소파 선생이 1923년 색동회 창립을 즈음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물론 『파랑새』는 그보다도 더 이전의 작품이고요.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날아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느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 한정동, 『따오기』

1920년대, 식민지 시대라지만 그래도 이 땅에는 일단의 선각자들에 의해 어린이를 위한 문화 활동이 전개되었습니다. 그 활동의 시작이 동요 창작이었습니다.

시대적으로 암울했고 생활이 궁핍했던 그 시절, 소파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의 희망을 걸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어린이!”였습니다. 나라의 꽃이요 조국 광복의 주역이 될 그 어린이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식민지 나라의 핍박 아래 놓여져 있었고 일상적으로는 유교적 도덕 논리의 사슬에 묶여있는 꼴이었습니다.

그럼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노래는 더욱 모르는 불쌍한 이 나라 어린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했을까요? 어떤 방식으로 희망을 부여해야 옳았을까요?

가히 선구자적 운동은,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놀이도 가르치고 노래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문학 활동이라기보다는 어린이를 계몽시키는 문화 운동이었고 그 우선적인 시도가 좋은 동요를 창작하는 일이었습니다.

우울하나마 그래도 나라의 꽃인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창작해낸 동요들입니다. 오늘날에도 널리 불려지듯이 오랜 세월 동안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그 시대 이후 1937년경부터, 박목월 등에 의해 자유 동시가 생겨나게 되었으니, 동요란 곧 자유 동시의 모체이며 지금껏 동반자로 성장해온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위 동요들이 내포하는 뜻이며 그 노래의 반향을 주의 깊게 새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창작 동요가 나와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주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이 있어야겠습니다.

 

 

 

출처 : http://www.dongsim.net/gnu4/bbs/board.php?bo_table=adong010

동심넷

 

http://www.123pen.com/

동화작가 김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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