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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창작교실 | 나만의 비유법 쓰기 - 1

아동문학창작강의실

by 백연심 2006. 11.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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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조명숙(peter7006@hanmail.net)님이 쓴 비유법입니다

  1. 참새처럼 조잘거리는 너의 입술은 유리구슬 같아 또르르 굴리고 싶어요. - 재미있고 아름다운 직유 같으면서도 좀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참새처럼 조잘거리는)은 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이는 표현입니다. 반면에 (유리구슬 같아 또르르)는 무척 긍정적인 입장이고요. 앞부분 비유와 뒷부분 비유가 직접 연결되었는데, 앞과 뒤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2. 보고 싶은 만큼 하늘의 별들은 유난히 총총 빛나고 있어요. - 무척 잘 쓴 비유입니다. 좀 흔한 표현이라 마음에 걸리지만.
  3. 수많은 모래알을 헤아리듯이 당신을 기다려야 하나요? - 무척 잘 쓴 비유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모래알을 헤는 일에 비유하는 것이 일품이네요.
  4. 마치 공기인 양, 나의 폐 속에서 살아 숨쉬는 너. - 착상은 좋지만, 시적 이미지가 투박합니다. 비유에서의 표현을 좀더 매끄럽게 다듬어야겠어요.
  5. 깃털처럼 훨훨 날아 네 품에 안기고 싶어. - 깃털이 훨훨 난다? 깃털이 왜 네 품에 안기나? 뭐 이런 의문들이 생겨나는데, 그만큼 억지스런 비유라 할 수 있습니다.
  6. 꽃은 아가의 방글거리는 미소 - 무난하게 읽히는 은유입니다.
  7. 아카시아 향기는 내 님의 외투자락, 그 편안함. - (아카시아 향기 = 외투자락 = 편안함) 이렇게 연결짓고 있는데, 좀 어색해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어떤 것입니다. 그것과 외투자락을 직접 연결지으려니 무리가 생깁니다.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차이성은 있되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드니까요. (향기가 편안하다)는 비유 역시 무리가 따르고요.
  8. 산 속 호젓한 곳에 피어있는 도라지야~ 활짝 웃는 아버지 얼굴. - 도라지와 아버지 얼굴을 은유시킨 것은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활짝)이라는 형용이 (산속 호젓한 곳)과 분위기상 어울리지 않네요. 작위적인 형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9. 붉은 장미는 호랑이 발톱. 아휴! 무서워. - (붉은 장미 = 호랑이 발톱) 여기에서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드네요. 장미에 가시가 있다 하더라도 호랑이 발톱과는 그 크기와 기능 면에서 너무 이질적이니까요. 억지스러운 은유입니다.
  10. 백합은 천사의 나팔이다. - 백합꽃의 모양새로 보아, 적절한 비유로 여겨집니다.

아래는 위혜경(kidslove@hanmail.net)님이 쓴 비유법입니다

  1.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사랑 - 적절한 비유입니다.
  2. 기차처럼 쏜살같이 내달리는 사랑 - 적절한 비유입니다.
  3. 둥실둥실 구름 같은 사랑 - 적절한 비유입니다.
  4. 까만 안경을 쓴 것 같은 사랑 - 표현이 생경하게 느껴지는데, (선글라스를 낀 우리들의 사랑은~) 어쩌고 하면 괜찮겠습니다.
  5. 어질어질 차멀미 같은 사랑 - 적절한 비유입니다.
  6. 꽃밭은 나비들의 놀이터 - 적절한 비유입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는 게 탈이지만.
  7. 꽃향기는 엄마의 냄새 -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냄새)라는 낱말의 뉘앙스가 문제네요. (향기)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니 만큼 뉘앙스가 부정적인 쪽입니다.
  8. 바람과 귓속말로 속닥속닥 이야기 하는 꽃잎 - 이건 직유도 아니고 은유도 아닙니다. (꽃잎) 앞부분 말 모두는 (꽃잎)을 꾸며주는 말인데, 참 좋은 꾸밈입니다.
  9. 엄마의 웃음 속엔 하이얀 박꽃이 숨어있어요. - 비유는 아니지만, 시적 상황이 아주 좋으네요.
  10. 울 밑에서 활짝 웃는 키 작은 민들레 - 평이하게 느껴지는 꾸밈입니다.

아래는 김연미(yummy910@hanmir.com)님이 쓴 비유법입니다

  1. 사랑은 어쩌면 순간의 연기처럼 금방 사라지고 마는 것. - 좋은 은유인데, 유행가 가사 내용 같네요. 그만큼 흔하게 쓰였다는 뜻입니다.
  2. 사랑은 오래도록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것 같은 착각. - 좋은 비유입니다. 은유와 직유를 혼합하여 쓴 방식이네요.
  3. 사랑은 자꾸만 상대방처럼 닮아가는 것. - 좋은 은유입니다.
  4. 사랑이 온다는 건 마치 벚꽃 흩날리는 봄날이 내게 온다는 것. - 이것만으로도 썩 좋은 시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벚꽃 흩날리는 봄날)이 아주 좋은 비유네요. 차이성 성의 유사성이 절묘합니다.
  5. 진정한 사랑은 마치 지름길을 놔두고 천천히 돌아서 오는 것. - 좋은 은유입니다.
  6. 꽃은 처음 사랑을 느낀 이에게 다가오는 첫 번째 아름다움. - 좋은 은유입니다.
  7. 꽃이란 행복한 결실의 前 단계. - 좀 억지스럽네요. (꽃)과 (행복한 결실의 前 단계) 사이를 유추하기가 난해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표현이 관념적이고요.
  8. 꽃은 영혼의 식사. - (영혼의 식사)라는 관념적 표현으로 인해 시상이 난해한 꼴입니다.
  9. 꽃은 아름다움을 배우는 작은 길. - (꽃 = 작은 길)이라는 은유가 억지스럽네요. 둘 사이에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10. 꽃은 현실 속 유일한 천국의 향기. - (현실 속)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라 마음에 걸리는데, 이 은유는 좀 갈고 다듬을 필요가 있어요. 착상이 좋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이난조(hello3055@hanmir.com)님이 쓴 비유법입니다

  1. 솜사탕처럼 달콤한 맛이 난대요. - (사랑)에 대한 비유인데, 좋게 여겨집니다.
  2. 하이얀 구름을 안은 듯 부풀은 가슴 - 사랑에 대한 썩 좋은 비유입니다.
  3. 포동포동한 사랑을 할래요. - 이건 비유가 아니라 그냥 (사랑)을 꾸미는 말인데, 좋아 보입니다.
  4.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으는 기분이야 - 사랑에 대한 정말 좋은 은유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사랑을 못해 보아 부럽기만 하네요. (농담)
  5. 너울너울 춤추듯 살포시 안겨오는 사랑 - 여기에서는 (너울너울 춤추다가~) 쯤으로 고치면 좋겠네요. 직유 자체는 어색합니다. (너울너울 춤추듯)과 (살포시)라는 표현은 이미지가 많이 다르니까요.
  6. 나폴나폴 연분홍 치마 입고 나비 등에 업혀 오시네 - 무엇을 표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동화적인 표현으로는 참 좋습니다.
  7. 노랑 얼굴 쏘옥 내밀며 수줍은 미소 같네요 - (꽃)에 대한 직유로서는 좀 평이해 보입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잖아요.
  8. 꿀벌 좀 봐. 네 향기에 취해 비틀거리잖니 - 표현으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9. 토라진 듯 입 꼬옥 다문 네가 난 좋아 - 피상적인 감정을 그대로 진술해 놓았고 시상이 좀 유치해 보이네요.
  10. 나비를 품은 모습 꼭 엄마 같구나 - 아주 좋은 직유입니다.

동시 창작에 있어 비유법은 가장 기본이 되며 가장 중요한 학습 과정입니다. 그런데 비유법에 대해 열심히 강의 글을 읽었다 하더라도 자기가 실제로 써 보면 힘겹습니다. 연애편지를 쓰던 사춘기 때의 감수성이 많이 퇴색되었음을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썼다 하더라도 무엇이 서투른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남의 지적을 받아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동시 작품을 본격적으로 창작하기 전에 특별히 이런 비유법에 대해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정준일(wnsdlfl@hanmir.com)님이 보내 주신 비유법 쓰기입니다

사랑을 소재로 한 직유

  1. 어둠을 지워내는 아침 햇살처럼 소리 없이 가슴으로 스며든 사랑 = 무척 잘 쓴 비유 같지만 좀 어색한 부분이 있네요. 아침 햇살이 어둠을 지워낸다? 이미 지워져 있을 텐데요. 그러니까 ‘아침’자를 빼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어둠을 지워내는 햇살이란 그 자체가 새벽 혹은 아침일 테니까요. 그리고 ‘소리 없이’라는 꾸밈이 좀 상투적이라 다른 표현을 찾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2. 봄비 맞고 자라나는 새순처럼 어느새 커져버린 나의 사랑 = 무척 잘 쓴 비유입니다. 그런데 ‘맞고’라는 시어가 지닌 뉘앙스보다는 ‘젖으며’ 혹은 ‘툴툴 털며’ 같은 시어로 바꾸는 게 좋을 듯싶네요.
  3. 결실. 혹은 낙화로 귀결되고 말 배꽃 같은 사랑아 = 동시에서는 ‘결실’이나 ‘낙화’ 등 너무 함축성 있는 시어 사용은 바람직스럽지 못합니다. 성인시에서는 괜찮겠지만, 동시를 쓸 때는 그 이미지를 재미있으면서도 눈에 선명하게 풀어주세요.
  4. 그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가슴속에 조각되었다 = 이것도 성인시 풍인데, ‘낙인’과 ‘조각’이 엇비슷한 용어이므로, 그 중 하나(될 수 있으면 뒤의 것)를 다른 이미지로 바꾸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가슴속에 이파리 하나 재워 놓았다.) 식으로 바꾸어주면 어떨까요?
  5.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의 질주처럼 제어할 수 없는 사랑이여 = 비유가 무난해 보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혹시 이런 식으로 저를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면 질주하다가 한강에 빠져도 그냥 내버려 둘랍니다.

꽃을 소재로 한 은유

  1. 붉은 장미는 사랑에 빠진 소녀의 심장이다.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붉은 장미’와 ‘심장’ 사이에는 ‘붉다’라는 가느다란 유사성의 통로가 있기에 말입니다.
  2. 목련화는 지친 영혼의 안식처이다. = 글쎄, 이건 ‘목련화’와 ‘안식처’ 사이에 차이성은 확실한데, 유사성이 있을까요? ‘안식처’란 어떤 장소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둘 사이에 차이성은 있되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비유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코스모스는 절망을 흔들어 깨우는 하모니카의 선율이다.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코스모스의 모습과 ‘하모니카의 선율’ 사이에 흔들리고 있다는 유사성이 있어 보이니까요.
  4. 무궁화는 “정열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선조들의 훈계이다. = 이건 작위적인 설정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라 시적 표현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5. 꽃은 인간을 정화시키는 하느님의 순결한 도구이다.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인간’이란 용어가 너무 포괄어이고 관념화되어 있으니, 문제가 되네요. ‘인간’ 대신 구체어를 써서 시의 내용을 이미지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재현(gogo6811@hanmail.net)님이 써서 보내주신 비유법입니다

사랑을 소재로 한 직유

  1. 캥거루의 아기처럼 너의 호주머니에서만 살고 싶어. (왜? 사랑하니까.)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너를 사랑하여 네 안에서 놀고 싶다는 원관념을 캥거루의 아기라는 보조관념으로 비유한 것이 일품이네요.
  2. 사과처럼 달고, 맛있고, 예쁘고, 영양가 많은 사랑을 하고 싶다. (잘못 고르면 시고 썩은 사과야!!)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한 편의 연애편지로서도 빛을 내는군요. 대단합니다.
  3. 십자수를 놓듯이 한 땀 한 땀 네 마음에 사랑을 수놓고 싶어.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엔 ‘사랑’이라는 관념어 대신 구체적으로 이미지화 된 시어를 쓰는 게 좋습니다.
  4. 누가 폭죽을 여기 숨겨 놓았지? 밤하늘의 불꽃놀이처럼 사랑이 터진다. 내 마음 속에서. = 역시 좋은 비유이고, 훌륭한 시인으로서의 자질이 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랑이라는 관념어를 그대로 두는 대신 뒤에 붙은 ‘내 마음’을 눈에 선명히 보이는 어떤 상황으로 대체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5. 비 오는 날의 레인코트처럼 네 마음을 감쌀래. 다른 사랑이 스며들지 못하게. = 일단, 무척 좋은 비유 같은데……. 그런데 비가 사랑인가요? 그 점이 걸리네요. 앞부분에서의 ‘비’는 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이는데, 뒷부분에서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니 시상이 난해해 보입니다.

꽃을 소재로 한 은유

  1. 해바라기는 기도하는 내 님의 몸짓 = 무척 좋은 비유입니다. 해바라기에 이처럼 적절한 비유를 쓰신다니 놀랍습니다.
  2. 나팔꽃은 엄마의 여름치마 = 이것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나팔꽃과 엄마의 여름치마 사이에 어떤 유사성의 통로를 발견할 수 있는 지 의문입니다. 설령 이재현님 개인에겐 그런 유사성의 통로가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인식할 때는 좀 힘겨운 설정입니다. 참고로, 시란 일반적 인식의 토대 위에 쓰여야 합니다.
  3. 안개꽃은 그리움을 매달은 눈꽃 = 이 비유에서는 설령 차이성 속의 유사성이 있다 할지라도, ‘그리움’이라는 막연한 감상(관념어)으로 인해 별로 느낌이 오질 않습니다. 어설픈 비유가 되었네요.
  4. 민들레는 윤기 나는 수탉의 닭벼슬. (어째 좀, 우습당...) = 이재현님은 자기가 썼으면서 왜 스스로 우습다고 했나요? 제가 그 이유를 밝혀 드리죠. 민들레와 닭벼슬은 다릅니다. 너무 당연합니다. 이것이 차이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유법이 온전하게 성립되려면 차이성이 있으면서 어느 한 편 유사성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 민들레와 닭벼슬 사이에 유사성이 무엇인가요? 그 인식의 통로 말입니다. 제가 생각해볼 때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들고 그래서 비유가 잘못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이재현님이 앞부분에서 하도 잘 쓰시기에 아차, 설명할 게 없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설명거리 주셔서 고맙습니다.
  5. 5월의 목련꽃은 밤을 밝히는 호롱불이다. = 이것 역시 차이성은 있되 유사성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5월의 목련꽃’과 ‘호롱불’ 사이에 어떤 유사성의 통로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못 찾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둘 사이에 유사성이 없어 보이니까요.


출처 : http://www.dongsim.net/gnu4/bbs/board.php?bo_table=adong010

동심넷

 

http://www.123pen.com/

동화작가 김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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