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자작시)
--정말로 사랑하는 널 보내고 살 수 있을까?
보내야만 하는 오늘이 이토록 잔인 할 줄이야.
그대에게 주고 팠던 많은 이야기들을
활자로 쌓아 고민이란 벽장에 숨기고
긴 선을 긋 듯 그어버린 가슴은 어느새
손목에 바람이 새고
우울하게 생채기 내어
조금씩 녹슬어 가고 있습니다.
하얀 종이가 노랗게 바래어
눈물이 되도록
뚝뚝 떨어지는
할말 많았던 사연들
그토록 오래 -
자취도 없이 사그라지고
가슴에는 먼지만 자욱히 쌓입니다.
빛이라도 들라치면 눈이 부시듯
결국 시선을 애써 외면 당하고만 편지는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속물인가 봅니다.
가슴속에 꼭꼭 눌러 둔 재가
이토록 오래 아프기만 한 것은....
꼭* 꼭* 눌러 쓴 그 별들을 이 세상 다 하도록
다 해일 수 없는 까닭인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