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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울한 샹송 / 이수익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2. 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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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샹송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悲哀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衣裳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愛情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 
하면, 
그대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1942년 경상남도 함안 출생 
1965년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1963년 [서울신문] 신춘 문예에 <고별>, <편지>가 당선되어 등단 
<신인 예술상>, <부산시 문화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수상 
현재  한국방송공사 라디오 본부 근무 
 <현대시> 동인   
시집으로 <우울한 샹송>, <야간열차(夜間列車)>, 
<슬픔의 핵(核)>,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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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오늘도 우체국에 가면 빨간 브라우스를 입은
아가씨가 가을로 가는 편지 한 귀퉁이에
푸른빛이 선명한 압인을 눌러대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는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가슴에 꽃을 달고 와서는 
밤새워 또박또박 눌러 쓴 편지에 우표를
부치고, 정성스레 우편번호를 채우고 있습니다.
어디론가 부칠 편지가 있다는 것,
누군가 편지를 읽어줄 이가 있다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설레임이 없는 노래는 더 이상 노래가 아닙니다.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설레임이 보입니다.
[양현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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