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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퉁이 / 안도현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2. 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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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안도현 모퉁이가 없다면 그리운 게 뭐가 있겠어 비행기 활주로, 고속도로, 그리고 모든 막대기들과 모퉁이 없는 남자들만 있다면 뭐가 그립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계집애들의 고무줄 끊고 숨을 일도 없었겠지 빨간 사과처럼 팔딱이는 심장을 쓸어내릴 일도 없었겠지 하교 길에 그 계집애네 집을 힐끔거리며 바라볼 일도 없었겠지 인생이 운동장처럼 막막했을 거야 모퉁이가 없다면 자전거 핸들을 어떻게 멋지게 꺾었겠어 너하고 어떻게 담벼락에서 키스할 수 있었겠어 예비군 훈련 가서 어떻게 맘대로 오줌을 내갈겼겠어 먼 훗날, 내가 너를 배반해 볼 꿈을 꾸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말이야 골목이 아니야 그리움이 모퉁이를 만든거야 남자가 아니야 여자들이 모퉁이를 만든거야 . -안도현 시집"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에서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81년 대구매일 신문 신춘문예 당선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힘] 동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바닷가 우체국>, <짜장면> 등 동화 <연어> 등 ===================================== [감상] 온통 평지 뿐이라면, 온통 즐거운 일만 널려 있다면,   가파른 고갯길도, 구부러진 골목길도 방향을 바꾸던 모퉁이마저 없다면, 사는 일이 얼마나 막막할까요 기다림이나 잠 못이루는 설레임, 가슴을 쿵쿵치는 그리운 말이 없다면 사는 일이 얼마나 삭막할까요. 그리움이 세상을 밝힙니다. 사랑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모퉁이가 그 세상을 끌고 갑니다. [양현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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