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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파꽃 / 이문재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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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 이문재


파가 자라는 이유는
오직 속을 비우기 위해서다
파가 커질수록
하얀 파꽃 둥글수록
파는 계속 제 속을 비워낸 것이다

꼿꼿하게 홀로 선 파는
속이 없다

-시집 '제국 호텔(문학동네)중에서

[해설]
저런 '속없는' 양념 같으니라고,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그 속을 어따가 비웠을까. 가만, 저 양반 우습게 볼 일
아니네. 속은 없어도 맵고, 뼈 한 마디 없어도 꼿꼿하기
이를 데 없네, 세상에 얕보고 허투루 볼 것 없음을 저이
로 하여 다시금 알겠네. 조상 대대로 '음심'과 '분노'를
일으킨다 하여 절 밖에 쫓긴 물건 오신채(五辛菜)이었건
만, 속 비우고 맘 비워서 저 홀로 사원이 되었구나. 닝
닝닝-, 봄날 파밭 한 뙈기 날마다 초파일이로구나. 대파
대사, 쪽파보살의 '무심법'을 들으러 저 속 빈 사원을 찾
는 벌과 풍뎅이 신도가 무릇 기하이뇨.-반칠환 시인

-동아일보 2005년 3월 24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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