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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간을 뒤적이다 / 강희안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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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뒤적이다 / 강희안 (1965~ )


어떤 신학자가 인간의 평균수명을 75살로 계산하여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통계를 냈다. 잠자는 시간 23년, 일하는 시간
20년, TV를 보는 시 간 9년, 먹고 마시는 시간 6년, 신호등
앞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는 시간 6개월, 광고 우편물을 뜯는
데 8개월,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데 1년6개월, 극장이나 은행
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5년인데 반해 각 교단의 신자들의
경우 종파와는 관계 없이 대부분 그들끼리만 기도하며 봉사를
하는게, 그 시간은 고작 5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저 옹종거린 손길조차 성역 안에서의 일이라니!

[해설]일하고 잠자며 TV보고 먹어치우는데만 3분의 2가 넘는 시간을
허비한다는 사실이 새삼 깨우쳐주는 것은 무엇인가. 무한한 세계 안
에서 여러 사물들과 함께 체류하는 인간이 가장 먼저 의식할 것은
자신의 유한성이다. 지금 여기의 시간에 허용된 삶과 생명의 신성함
과 신비는 그 누구도 영원할 수 없다는 인식의 산물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감사의 기도와 봉사의 시간이 채 반년도 못 된다
는 것은 만물의 상속자이자 학습자로서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더
욱이 자신들만의 영생이나 안위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나마의 시간
할애마저 옹졸한 자기실현의 욕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17089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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