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K / 이경록

K / 이경록




나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 소유된 공간과 시간
거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나는 모르기 때문에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이 갖고 있을 나의 분신
당신의 망막위에 찍혀져
몇 장의 기억이 되었을 나의 분신.
당신이 찾고 싶을 때

찾아서 무엇인가 검토하고 싶을 때
당신의 손에 뒤적거려질 나의 분신.

나는 그런 것들이 겁이 나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하는 두 음절
그것이 겁이 나기 때문에
당신에게 보여질 어떤 장소
당신이 최종적으로 나를 규정할 어떤 장면
그것이 겁이 나기 때문에

내가 쓰는 이 소심증
당신을 향해서 쓰는 이 간구
밤마다 당신에게 고해하고 쓰러지고
잠 속에서도 맑게 깨어있는 정신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이번만은 당신의 곁에서 떠나지 못하는 정신

나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 소유된 공간과 시간
거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나는 모르기 때문에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에.
.............................................................

시인 이경록님은 그리 알려진 시인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주 젊은 서른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고
발표된 시집이 단 두권뿐이기 때문입니다.
1948년 경북 월성군 강동면에서 태어나 1977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한때는 전국의 백일장과 문단을 휩쓸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오즈가 아주 좋아하는 시인중 한사람입니다.
당시로서는 신선하고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기도 했던.
앞으로 가끔씩 그분의 작품을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오즈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