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구 시작법 연재20
2001-07-23 제20강 <대상 인식> 친구가 당신에게 한 말입니다. 이제는 어르신들과 다투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뜻이겠지요? 이때의 돌은 침묵. 침묵이 금이라는 뜻이겠지요. '날마다 돌덩이 하나씩 먹고산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질문과 답을 통한 상상하기입니다. <인식내용 정리> ① 날마다 돌덩이 하나씩만 먹고살아. <형상화, 퇴고> 1연 날마다 돌덩이 하나씩만 먹고 살아. 돌덩이는 '먹는다'는 말보다 '삼킨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요? 그렇다면, '먹고 살아'는 '삼키며 살아'로 바꿔야겠지요? 날마다 돌덩이 하나씩만 삼키며 살아. 한 행이 너무 긴 것 같지요? 행을 나누어 정리해 봅시다. 2연 집채만한 바위가 될지 모르니까. '집채만한 바위'는 순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시간이 지나 당신이 먹은 돌덩이가 쌓여 바위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시간의 흐름을 암시해 주는 '어느 날'을 덧붙입시다. 1연과 균형을 맞추려면 2행으로 정리해야겠지요? 어느 날 집채만한 그러면 석수장이가 접속어 '그러면'은 생략하는 것이 좋겠지요? 지시어나 접속어는 될 수 있으면 생략하는 습관을 가집시다. '석수장이'는 어떤 석수장이일까요? 긍정적인 존재일까요? 부정적인 존재일까요? 전체적인 문맥으로 보면 부정적 존재이겠지요? 그렇다면, 어떤 석수장이일까요? '얼빠진 석수장이'. 얼빠진 석수장이 행을 골라 정리해 봅시다. 4연 그 미륵님이 정도령을 '정도령'을 몇이나 낳아 줄까요? 하나만도 감지덕지. 그런데 시적 자아는 심사가 뒤틀려 있습니다. 말이 곱게 나올 까닭이 없지요? '정도령 한 놈쯤'으로 바꾸어 3행으로 정리합시다. 그 미륵님, 모아 봅시다. 날마다 돌덩이 하나씩만 어느 날, 집채만한 얼빠진 석수장이 그 미륵님, 여기에서 돌덩이는 침묵. 시적 자아는 현실에 대해 침묵을 지키며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바위가 되어 가는 걸까요? 아닙니다. 시적 자아는 현실에 대해 무엇인가를 외치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만 가는 세상의 아픔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을 비틀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풍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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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myhome.shinbiro.com/~suk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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