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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어떻게 준비하나

문학 자료방

by 백연심 2006. 11. 1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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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어떻게 준비하나

한국 문단에서 신춘문예만큼 그 역사가 오래되고 권위 있는 문단 등용문도 없다. 작품발표 지면이 드물었던 일제시대에 신문이 문인 등용의 역할을 떠맡으면서 신춘문예는 시작됐다. 이후 한국에서 '신춘문예'는 반드시 문인의 길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그 기회를 활용해 자신의 문학적 관심을 실천에 옮기게 되는 문학애호가들의 '축제'로 기능해 왔다. 산골의 초등학생에서부터 이순을 넘긴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매년 겨울이면 아름다운 '열병'을 앓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제 문예지들도 늘어나고 등단의 기회가 다양해졌음에도 각 신문사들이 여전히 신춘문예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한다면 신춘문예에 임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자세는 쉽게 드러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에 대한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일 것이다. 이런 자세를 견지한다면 중복투고로 요행을 바라는 일도 없을 것이고, 기성작가의 작품을 교묘하게 표절하거나 그 아류를 창작해내는 경우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대개의 신문사들은 한 사람이 동시에 다른 신문의 같은 장르에 당선될 때 서로 체크 과정을 거쳐 당선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세계일보의 경우 동일인이라도 당선작이 서로 같은 작품만 아니라면 동시 당선의 기회를 부여해 왔다. 또 하나,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기성 작품을 표절하는 행위다. 설혹 당선돼서 시상식까지 무사히 치른다 하더라도 후일 표절 사실이 밝혀지면 당선을 취소할뿐더러, 향후 문단에 다른 기회로 나온다 하더라도 두고두고 그 오명이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소설의 경우 구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특히 첫 시작 부분은 가장 공들여 다듬어야 할 대목이다. 심사위원들도 사람인지라 첫 부분에서 관심을 끌지 않으면 끝까지 성의 있게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다 처음부터 오자나 잘못된 문장이 나오면 실망하기 쉽다. 구성 못지 않게 응모자 개개인들만의 분명한 개성과 세계관이 투여될 필요가 있다. 요즘 신춘문예 응모작들 추세를 보면 대부분 문예창작과나 문화센터에서 작품의 기본틀을 배워서 기계적으로 기성작가들을 흉내내는 내용만 채워넣는 경우들이 많이 보인다. 한마디로, 빵틀에 찍어내는 작품이 아니라 자신만의 혼이 밴 정밀한 수공예품이 필요하다.

시의 경우에는 시집 한 권 정도의 분량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반드시 유리한 게 아니다. 수준이 고른 작품들을 적당히(10여편 정도) 보내는 게 오히려 낫다. 한 편이 흠잡을 수 없을 만큼 빼어나도 다른 작품들의 수준이 고르지 못할 때는 당선에서 제외되기 쉽다. 패기와 열정, 언어와 삶에 대한 극진한 애정이야말로 예비시인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글쓴이 - 장주현

 

출처 : 시인의 향기 http://club.iloveschool.co.kr/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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