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석류 / 이가림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2. 28. 10:18

본문

석류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 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 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주소서. 

 
1943년 만주 출생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빙하기』,『유리창에 이마를 대고』,『순간의 거울』등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수상

=====================================
[감상]
그대가 내 가슴에 들어온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리하여 뜨겁다 못해 검붉은 그리움으로 
익어간 것은 또 언제였을까
잉걸불로 타오르는 그리움이 있었기에
한 여름의 땡볕더위도 참아낼 수 있었으리라
그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기에 
홍보석, 그 영롱한 빛으로 충만할 수 있었으리라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 차마 가두지 못해
내 검붉은 사랑의 밀어를 이제 그대 앞에 
가슴 부끄럽도록 쏟아내나니
숯불처럼 이글거리는 내 마음을
받아주소서  [양현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메모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