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 투쟁할 것인가. 아니면 때를
기다리며 은거할 것인가. 그야말로 어느 정자에서
홀로 즐기며 달과 마주하고 있는 자는, 온갖 형태
의 구속과 강제를 벗어나기 위해 자주와 자결을 내
세우기보다 자연적 천성 또는 대도(大道)와 하나 되
는 합일을 꿈꾼다.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모순과 세계의 불합리 속에서
더할 수 없는 슬픔과 비애를 극복하기 위해 세상으
로 통하는 최소한의 사닥다리조차 끊는, 그 누구에
게도 의지하지 않는 초연한 소요(逍搖)의 즐거움을
추구한다-시인 임동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