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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둠 공부 / 고성만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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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공부 / 고성만


왜 갈수록 공부라는 말이
좋은지 몰라 아이들
환히 불 켜 놓은 창가
우네 저녁 새 우네
자지러질 듯 짹짹거리는 것은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일거야
누굴 애절하게 부르는 것은
이제 막 해산한 어미이거나
눈가에 잔주름이 하나 더 늘어난
아비일거야 나 배고픔 같기도 하고
서글픔 같기도 한 눈으로
푸르게 일렁이는 숲 바라보네
의자 갖다 놓고 앉아
모르는 사이 깊어 가는 어둠
들여다 보네 아직 덜 된 공부
마저 하기 위해


[해설]
공부는 한낱 출세와 성공을 위한 지식의 축적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배운 것을 아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제 몸에 익히는, 즉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참된 공부의 출
발점이다. 입시준비에 열중인 학생들 곁에서 저녁 새의 울
음 소리를 통해 가늠해 보는 것은, 반성 없이 바쁘게 살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중간점검이다.
어느새 다가온 어둠에 대한 응시는 필시 망각된 '나'의 존
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이다. 끝내 '덜 된 공부'일 뿐인 삶
의 비밀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한 숨 고르기이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17154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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