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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예쁜 시

by 백연심 2004. 9. 3.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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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詩 도종환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 하리라
    마음 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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