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 윤제림 (1959~)
처음엔 이렇게 썼다.
다 잊으니까 꽃도 핀다.
다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천천히 흐른다.
틀렸다 이제 다시 쓴다.
아무 것도 못 잊으니까 꽃도 핀다.
아무 것도 못 잊으니까, 강물로 저렇게
시퍼렇게 흐른다.
[해설]
한때 간절히 그리워하는 사람을 잊으니까 꽃이 피고,
강물도 여유 있게 흐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
만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사랔에 대해 아무
것도 잊혀지지 않은 것을 깨닫는 순간에도 여전히 꽃
은 피고 시퍼런 강물은 흘러간다. 저조차 못 믿을 만
큼 변덕스러운 인간의 마음이 부른 사랑의 마법임에
틀림없다- 시인 임동화
-광주일보 2005.10.03-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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