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1
-백연심
새벽
찌개가 끓는 시간
이제 시작하는 시간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어둠이
가시처럼 나를 괴롭혀도
여명 그것을 사랑이라 믿으며
가시를 안고 숨죽여 죽어갈 준비가 되었다
답답하게 굳어진 석고
희미한 데생
아직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레이게 하고
이 밤도 인내처럼 길었다
그 어둠을 감싸안으며
차가운 바람을 미소 속에 날린다
이제 자신이 좀 생겨간다
아직도 입속을 쓰고
입술을 떨떠름 하지만
지난 겨울도 춥고 외로웠지만
새봄 피는 꽃을로 향기롭게
사랑을 시작하며
사랑을 파 향기처럼 쓰고 멀어도
그것을
사랑이라 믿는 것이
오늘도
새벽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