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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금밭-목욕탕 가는 남자 / 성선경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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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목욕탕 가는 남자 / 성선경


삶의 바닥은 늘 염전(鹽田)이다
발자국마다 고이는 시간의 간수
얼금뱅이 곰보 왕소금
헉헉 나는 목마른 낙타같이 숨이 차
사막의 모래등 같은 혹 떼어 버리고 싶지만
쌍봉같이 짊어지고 가야 할 내 생애의 소금가마니
달마의 눈꺼풀같이 휙 떼어 던져 버리지 못한다
끝끝내 던져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저 소금 장수의 짚신같이 늘 간수가 흐르는
내 삶의 바닥은 늘 염전(鹽田)이다.

오오 저 마흔 몇 해
잘 저린 자반고등어 한 마리.

-시집 '몽유도원을 사다'(천년의시작)중에서

[해설]
'몽유도원'이 아니고서야 짐 없는 사람 있으려고요. 낙타는 혹
을 불평하지만 혹이 없으면 사막을 건너지 못하고, 수사슴은
거대한 뿔이 거추장스럽지만 뿔 없으면 장가도 못 가지요. 꿀
물 같은 삶이 어디 있을까요. 꿀벌이 모으는 꿀도 실은 땀이
란 걸 아시쟎아요. 바닥마다 밟히는 얼금뱅이 왕소금이 쓰라
려도 삶이 상하지 않는 건 그 때문이지요. 소금 없이 누가 살
수 있나요. 저마다 짐이 날개이지요. 곳곳에 소금 내로군요.
여기도 저기도 자반고등어 안녕?- 시인 반칠환

*동아일보 제26827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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