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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팔꽃 / 이영광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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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 이영광 (1967~ )


가시 난 대추나무를 친친 감고 올라간 나팔꽃 줄기,
그대를 망설이면서도 징하게 닿고 싶던 그날의 몸살
같아 끝까지 올라갈 수 없어 그만 자기의 끝에서 망
울지는 꽃봉오리. 사랑이란 가시나무 한 그루를 알
몸으로 품는 일 아니겠느냐 입을 활짝 벌린 침묵 아
니겠느냐


[해설]
하필 자신이 의지해 칭칭 감고 올라간 지주목이 가시
난 대추나무라니! 그럼에도 간절히 '그대'와의 결합
을 그리는 '나'는 그러한 시련이나 장애물에도 굴하
지 않고 끝까지 타고 올라가 활짝 꽃피우기를 열망한
다.
하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그만 도중에 자
진(自盡)하여 '자기의 끝' 즉 제 안에서 외로이 망
울지는 사랑의 다른 이름인 꽃.
그렇듯 사랑은 서로 다른 것들 사이를 '알몸'으로 품
는, 온갖 대립과 다양성의 화해이자 통일이다. 무엇
보다도 그걸 온 몸과 마음으로 느끼되 말로는 표현 불
가능한, 그야말로 '입 벌린 침묵'의 세계가 바로 사랑
의 실재다.-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17167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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