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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 용혜원

시 창작 자료방

by 백연심 2006. 11. 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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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 용혜원



갇혀 사는 것만 같아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속살까지 적셔오도록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고만 싶어진다

핏줄을 타고 도는
욕망의 불길을 어쩔 수 없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낯선 사람을 만나도 좋다
과거를 묻지 않고
내일을 말하지 않고
살갗 속의 고독을 떨쳐버리려
순간순간 속으로만 빠져들고 싶다.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오면
무료했던 날 보았던
영화의 입장권처럼
구겨 던져버려도
후회는 없으리라.

세월에 떠밀려
날마다 낡아지는
목숨

마음이 허전한 날이면
혼자 주인공이 되어
한 번도 찍지 못할
엉뚱한 필름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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