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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처음에 나는 - 이정화

예쁜 시

by 백연심 2006. 11.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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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는


이정화(李貞華)


처음에 나는

당신이 꽃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당신을 더욱 가까이 보려고

꽃 속으로 들어갔을 때

당신은 어느새 눈부신 향기로 남아서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

나의 외투깃을 펄럭이며

달아나는 당신을

내 품에 안으려고 뛰어갔을 때

당신은 어느새 빛나는 노을이 되어

내 등 뒤에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별인 줄 알았습니다.

나의 창문 너머로

어두운 하늘 가득히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면서

나에게 손 내밀던 그대.

내가 당신의 숨소리를 들을려고

나의 창문을 열었을 때

당신은 어느새 은하수가 되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시인 소개
이정화(李貞華)

경북대 사대부고 졸업
이화여대 법학과 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 기독교교육학과 졸업.

1998년 크리스천 신문사 신인문예상,시 당선.
1998년 『오늘의 크리스천 문학』과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과 함께 김치를 담글 때』(1998년)
   『가을이 저무는 창가에서』(2002년)

홈페이지  http://www.poet.or.kr/ljh
E-Mail  ljh@poet.or.kr
            jh-y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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