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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력으로 안되는 일 / 반칠환

시 창작 자료방

by 백연심 2006. 11. 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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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으로 안되는 일 / 반칠환 (1964~)


남산 산책로, 오래된 나무들이 자꾸만 제
이름을 까먹는지 사람들이 이름표를 달아
주고 있었다

방년 여섯 살, 걷기 경력 5년차인 손주 뒤
를 걷기 경력 70년차인 할아버지가 숨가쁘
게 두둠두둠 뒤따르고 있다.


[해설]
세상은 하나의 고착된 실체가 아니기에 경력만
으로 안된다. 오래된 나무들이 제 이름을 까먹
고 또 그래서 이름표를 달아주는, 서로 주고받
는 반조(反照)와 시여(施與)의 행위 속에서 각
자는 자기의 본래성을 유지한다. 마치 거울이
다른 것이 비추듯이 할아버지가 순진무구한 손
주 뒤를 따르며 제 걷기 경력을 반추할 수 있
을 때 상호 친교의 연대적 묶음이 일어난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11월 17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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