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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난한 사랑 노래 / 신 경 림

예쁜 시

by 백연심 2008. 12.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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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사랑 노래 / 신 경 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도라지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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