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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춘기 풀잎 / 양정자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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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풀잎 / 양정자 (1944~ )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을 수 없는
죄의 푸른 피
터질듯한 슬픔과 외로움의 형벌 온몸에 휘어감고
한없이 울며 방황하는
바람 같은 영혼의 흔들림 속에서도
부끄러워라
너희들 팔다리는 미처 인식이 닿기도 전에
주체할 수 없이 쑥쑥 자라나 홀로 흔들거리고
작은 감정의 손짓에도 온통 뒤집히며 상처받는
잎새들과 잎새들의 저 무모한 반란의 푸른 춤
시련의 비바람 천둥 번개는 사정없이 몰아쳐
수없이 쓰러지고 허우적거리면서도
오, 이제 다시는 주저앉지 앉는다
마침내 무너지는 힘으로 세차게 일어나면서
느닷없이 어린 꿈 훌쩍 뛰어넘어 자라오르는
눈부시게 푸르는 너희들


[해설]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중간 단계로서 사춘기는 신체 발달과
더불어 정신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기 마련이다. 또한 주어진 현실을
부정하고 기성세대와 대립하며 저만의 독립적 자아를 확보하려는 왕
성한 열정의 시기이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불안한 통팔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무수한 상처와 시련을 맛보게 되는 통과의례의 시간으로서 사춘기는
자기 나름의 세계를 만들고 뜻을 펴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
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상과 목표를 위해 아직은 자신을 갈고 닦기를 게을리 하지 말
아야할 때가 바로 진정한 의미의 사눛기라 할 수 있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17049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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