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100 김영승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시집 '반성'(민음사)중에서 ![]() 1959년 인천 출생 1983년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졸업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반성서>외 3편의 詩를 발표하여 등단 2002년 제3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시집 <반성>, <車에 실려가는 車>, <취객의 꿈>, <심판처럼 두려운 사랑> <아름다운 폐인>, <몸 하나의 사랑>, <권태>, <흐르는 인생은 저승차를 타고 간다> <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 에세이집 <오늘 하루의 죽음> 등 ----------------------------------------- [감상] 요즘은 드문 풍경이겠지만, 연탄장수 부녀의 연탄배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언덕길을 밀고 끌며 리어카 가득 연탄배달을 나왔겠지요. 한참 친구들과 즐겁게 놀거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할 딸아이가 아버지를 도와 연탄을 나르는 모습에서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이보다 더 부녀간의 사랑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주는 시어가 있을까요. 참으로 보면 볼수록 가슴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 시입니다. 시란 이렇게 사람의 가슴을 쿵하고 치는 구석이 있어야 합니다. [양현근] |
[스크랩] 사춘기 풀잎 / 양정자 (0) | 2008.01.28 |
---|---|
[스크랩] 흙 속에 있는 풍경 / 나희덕 (0) | 2008.01.28 |
[스크랩] 나무 물고기 / 차창룡 (0) | 2008.01.28 |
[스크랩] 북어 / 박후기 (0) | 2008.01.28 |
[스크랩] 스미다 / 이병률 (0) | 2008.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