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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리 마을 -김 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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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심 2004. 9. 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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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리 마을

                    김 은 결


동여 맨 진달래 붉은 앞가슴
살며시 들추어 놓고 까르르
저 혼자 온 산허리를 다
웃어넘기던 봄바람
산머루넝쿨 연한 잎새 위에 다문다문
잔기침을 걸어두면
앞산머리 창포꽃빛 달이 솟아
오동나무 긴 그림자따라 마을 길이 묻히고
들판에서 돌아온 넉넉한 가슴 너머
휘인 등뼈 가지런한 사람들의 마을

밤은
완두콩 같은 푸른 별을 눈썹 위에 굴리던
아이들 발자국따라 깊어지고
서낭당 돌각담 아래 흩어지는
밤 뻐꾸기 젖은 목청

초가지붕 가난한 달빛이슬 쓸어모아
지금도 다소곳한 가슴들끼리 기대서는
양동리 어머니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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