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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박남수

예쁜 시

by 백연심 2004. 9. 2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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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박남수


봄비가 내린다.
나의 구부정한 척추가 조금 선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는
간지러운 속삭임.
언젠가 나의 귀에도 있었던
사랑의 말씀이다.
구부정한 척추를 세우고
나도 육신에 꽃이나 더덕히 달아 볼가.

                   *

진종일,
봄비는 꽃에 내려 맺혀, 붉게 흔들리고
잎에 내려 맺혀 푸르게 흔들린다.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을가요)

지금,
꽃밭에는 한창 공사하는 소리가 들린다.

                    *

땅에 묻히듯, 나도
방바닥에 누워서 기다리고 있다.
무료한 시간에 가녀린 뿌리가 돋아나듯
내 턱이 가렵더니
더부룩한 것이 돋아나고 있다.
진종일,
봄비는 공사하는 소리를
그치지 않는다.


흐르는 음악은 [Secret Garden/Poeme]입니다

* 박남수 *1918 4월 3일 평남 평양시 진향리 출생 1939 <문장>지에 정지용의 추천에 의해 데뷔 1941 숭실상업을 거쳐 일본 츄우오오대학(中央大學) 졸업 1954 <문학예술> 편집위원 1957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유치환 등과 한국시인협회 창립. 제5회 아세아 자유문학상 수상 1959 <사상계(思想界)> 편집위원 1973 한양대 문리대 강사 역임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집 <초롱불> 자가본(自家本) 동경 1940 시집 <갈매기 소묘> 춘조사 1958 시집 <신의 쓰레기> 모음사 1964 시집 <새의 암장> 문원사 1970 시집 <박남수, 이한직> 한국현대시문학대계 21 지식산업사 1982 시인 작품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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