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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예쁜 시

by 백연심 2006. 9. 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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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 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東京)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 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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