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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절망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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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심 2008. 1. 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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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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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십 수년전에 쓰여진 김수영의 절망이
여전히 우리를 절망케 합니다.
모두가 저 잘 났다고 큰 소리 치는 세상,
목소리 큰 사람이 정의가 되고,
힘 센 사람의 논리가
그대로 진리가 되는 세상에서
참다운 자기 반성이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지요
희망은 자기 반성에서 오고,  
구원은 희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제, 반성없음을 오래 절망할 시간입니다.
[양현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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