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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막창 같은, 붉은 신호등 / 고희림

해설이 있는 시

by 백연심 2008. 1. 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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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 같은, 붉은 신호등 / 고희림(1960~)



사후에도
그 존재가 확실한 용도의
돼지나 소 막창 같은, 저 붉은
붉은 시호등 앞에서
멈추고 멈추어 온 나는 지금도 멈춘다
저 붉은 신호등의 붉은 색은 다만
나를 잠깐 멈추게 하는 가식인가
내가 진짜 멈추는 이유는
신호등의 저 붉은 색이
질서를 아름답게 만든다는 환상 때문인가



[해설]
붉은 신호등 앞에서 자동적으로 멈추기를 반복해온
'나'는 어느 날 문득 그것이 가식이거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하나의 임의적 약속일뿐이지 않는가
하는 회의에 잠긴다. 편의상 정해놓은 기호가 종래
어떤 것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무수한 '나'의 개인
성을 획일화하고 억압하고 있다는 때늦은 자각이다.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타
성화된 인식에 대한 무언의 경고를 담고 있다-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9월 28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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