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동네
-연심
-1-
가난한 동네
오락이 없는 곳
그저 TV 소리만 있을 뿐....
작은 촛불로 노래 하는 곳
사람이 지나가는 자리는 풀이 나지 않듯 잔디가 자라지 않는 곳
가난 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낭만이 있는 곳
아토피성 피부가 발열처럼 일어나
열병을 앓고
앓고 나며 또 다시
다시 신열이 재발하고....
흙장난 하며 뛰노는 아이들이 있고
그 흔한 컴퓨터도 없는 곳
하루에 한끼는 라면
감자도 없어
수제비로 때우는 그 아이들이 있는 곳
그 아이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 소리가 있는
우리들 벌거숭이 시절
가난한 동네
-2-
저녁이면 구수한 숭늉이 끓고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보온밥솥에 밥을
지어보지 못한 어머니가 있는 곳
아침에
누가 자선으로 준
우유를 매일 마시는 곳
오늘도 끼니 걱정을 하며
점심은 굶고
저녁은 보리밥 시래기국을 먹는 곳
밤이면 모락모락 가는 연기가 피어 올라
선녀의 날개옷처럼 춤을 추는 곳
눈물이 많은 곳
슬픔이 많은 곳
아픔이 많은 곳
늘 - 배가 고픈 곳
비 오는 날
찢어진 우산을 들고 학교에 가며
어떤 아이는 비를 맞고
같이 걷는 그 아이 둘은
그저 마냥 서로를 보며 웃음을 짖는 곳
-3-
경기가 어렵다고
목숨을 끊은 어느
아버지가 어제까지 살던 곳
어제는 울기만 했지만
오늘은 내일을 이야기 하며
내년엔 나아질거라고
저 아이들이 장성하면 나아질거라고....
할머니의 충치가 썩어가는 통증처럼
생각하면 늘 -
아프기만 한 곳
가난하기에 치료되어지지 못하는
그 아픔들이 떠나가지 않는 곳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누이
누이에 이명 증상처럼
늘 잡음이 끊이질 않는 곳
무시 당하고
멸시 당하고
배척 당하고
차가운 겨울 바닥에 내몰리고
자존심을 깎아 성을 쌓은 곳
-4-
밤 하늘에 별을 제일 많이 세는 곳
별 수 만큼 동전을 가져보고 싶다
아이의 한숨이 들리는 곳
이제 도시에서 필요 없다고
집이 헐리고
내어 쫓기어
땅을 빼앗기고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 곳
반짝이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는 곳
집은 높은데
사람은 낮은 곳
제일 낮은 곳
가난한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