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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

내 자작 시

by 백연심 2008. 1. 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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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

 

 

-연심

 

 

-1-

가난한 동네

오락이 없는 곳

그저 TV 소리만 있을 뿐....

 

작은 촛불로 노래 하는 곳

사람이 지나가는 자리는 풀이 나지 않듯 잔디가 자라지 않는 곳

 

가난 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낭만이 있는 곳

 

아토피성 피부가 발열처럼 일어나

열병을 앓고

앓고 나며 또 다시

다시 신열이 재발하고....

 

흙장난 하며 뛰노는 아이들이 있고

그 흔한 컴퓨터도 없는 곳

 

하루에 한끼는 라면

감자도 없어

수제비로 때우는 그 아이들이 있는 곳

 

그 아이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 소리가 있는

우리들 벌거숭이 시절

가난한 동네

 

-2-

저녁이면 구수한 숭늉이 끓고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보온밥솥에 밥을

지어보지 못한 어머니가 있는 곳

 

아침에

누가 자선으로 준

우유를 매일 마시는 곳

 

오늘도 끼니 걱정을 하며

점심은 굶고

저녁은 보리밥 시래기국을 먹는 곳

 

밤이면 모락모락 가는 연기가 피어 올라

선녀의 날개옷처럼 춤을 추는 곳

 

눈물이 많은 곳

슬픔이 많은 곳

아픔이 많은 곳

늘 - 배가 고픈 곳

 

비 오는 날

찢어진 우산을 들고 학교에 가며

어떤 아이는 비를 맞고

같이 걷는 그 아이 둘은

그저 마냥 서로를 보며 웃음을 짖는 곳

 

-3-

경기가 어렵다고

목숨을 끊은 어느

아버지가 어제까지 살던 곳

 

어제는 울기만 했지만

오늘은 내일을 이야기 하며

내년엔 나아질거라고

저 아이들이 장성하면 나아질거라고....

 

할머니의 충치가 썩어가는 통증처럼

생각하면 늘 -

아프기만 한 곳

가난하기에 치료되어지지 못하는

그 아픔들이 떠나가지 않는 곳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누이

누이에 이명 증상처럼

늘 잡음이 끊이질 않는 곳

 

무시 당하고

멸시 당하고

배척 당하고

차가운 겨울 바닥에 내몰리고

자존심을 깎아 성을 쌓은 곳

 

-4-

밤 하늘에 별을 제일 많이 세는 곳

별 수 만큼 동전을 가져보고 싶다

아이의 한숨이 들리는 곳

 

이제 도시에서 필요 없다고

집이 헐리고

내어 쫓기어

땅을 빼앗기고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 곳

 

반짝이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는 곳

 

집은 높은데

사람은 낮은 곳

제일 낮은 곳

가난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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