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부터 저려오는 아픔으로
눈물을 참기까지
기다린 세월
어머니는 홀로 걸으셨다.
깊은 밤 긴 한숨과
겨울날의 시련을
다 인내하시고
그 고운 두눈에
작은 이슬 맺히면
그보다 먼저 아파하셨을 하늘과
같이 우셨다.
이제는 그 아픔 알듯도 하다.
그래서 나도 울고 싶어지지만
내 아픔 아시는
어머니가 계시기에
참을 수 밖에
내 빈 가슴을 스치는 것이
바람이 아니라 고통이어도
그 분 앞에서만은
웃어야 한다.
그것이 고난의 길 걸으시며
내게 늘 미소를 주시던
어머니에 대한
나의 유일한 보답임을
나는 안다.
1994년 5월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