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실
[스크랩] 제4강-많은 문학적 경험을 하라
백연심
2006. 11. 17. 11:54
2001년 09월 24일
강의내용
여러분, 주말을 즐겁게 보내셨나요?
권일송 시인은 『이 땅은 나를 술마시게 한다』는
시집을 냈었지요. 저는 어제 하늘 때문에, 너무 너무
푸른 하늘 때문에 술을 좀 마셨지요.
아침부터 왜 술 이야기를 하느냐 하시면 죄송합니다만,
사실 어제 저희 문협 임원들과 여기 저기를 좀 돌아다녔
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야생화의 이름도 가르쳐 주고, 문학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 창작의 비법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이 많은 문학적 경험을 해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것이지요.
상사화도 처음 본 친구가 있던데요.
잎과 꽃이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는데는 더욱 신기해
하더라구요.
도시에 가까이 있었어도 가보지 못한 절에 가서는 풍경
소리며, 해우소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정말 밖에 나가면 많은 시적 소재가 너무나 많이 있는데
우리가 너무 쉽게 지나치거나 그 경험을 시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문학 경험은 꼭 자연이나 시적 소재와 직접적인
접촉만 말하는 건 아닙니다.
풍부한 독서가 시 창작의 경험에 아주 큰 분야를 차지하지요.
이러한 독서체험은 실제의 체험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고대 중국의 당송팔대가 중의 하나인 구양수는 3다(三多)가
좋은 글을 쓰는 관건이 된다고 했는데,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우리가 해야 될 그 세 가지 중에 첫 째가 독서를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려면 이 삼다 정도는 알아야 겠지요.
요즘 학생들이 삼강오륜의 삼강을 쓰라하니까
한강, 낙동강, 영상강이라 했다하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지요.
삼다는 다독-많이 읽고,다사유-많이 생각하고
다작-많이 쓰라는 것입니다. 쉽지요)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 독서체험을 풍부하게 가져야 하는
것이 시 창작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 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뜻이 아니라
글 쓴이의 체험, 사고 , 감정, 인격, 사상 등의 총체적인
것과의 만남이 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조태일 선생님은 말하기도 했지요.
우리가 좋은 경치를 보거나 즐거움, 슬픔, 기쁨, 괴로움
등 여러가지 감정을 경험하여 시를 쓰게 되는 실제적 경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어떤 좋은 시를 읽거나 감동적인 소설을
읽고 나서는 그와 같은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그 다음은 사고를 깊게, 자유롭게 하라는 것입니다.
우선 조병화님의 시 를 한 번 읽어
볼까요.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조히
떨어져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이곳
자, 그럼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우리가 평상시 늘상 만날 수 있는 안개 낀 인터체이지를
보고 쓴 시입니다. 거기서 서로 헤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시를 자세히 읽어 보면, 무조건 그 경치나
자기 마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사고가 깊고,
아주 자유스러운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우리가 늘 만나는, 늘 경험하는 것으로
시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일상의 것에서 시를 끄집어 낼려면
사물을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시를 쓰는 건 어떤 심오한
사상이나 거창한 사고가 아니라, 자기 삶 주변의 사물들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말과 같습니다.
시 하나를 더 읽어볼까요?
고은님의 인데요.
지난 여름 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아주 짧은 시입니다.
요즘 산에 가면 빨갛게 익은 찔레 열매를 볼 수 있습
니다. 시인은 이 열매를 그냥 이쁘다 그렇게
넘어가지 않고 한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숱한
고뇌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땡볕, 불볕, 어둠, 귀뚜라미 울음소리들이
이 열매를 익혔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삶을 고통과 희락과 슬픔의 소리들까지가
다 우리를 성숙시킨다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시인은 찔레 열매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 속에 지닌 진실과 아름다움
까지 찾아내어 시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훈련을 해야합니다.
지난 시간에 강조한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깊은 사고가 필요한 것입니다.
자, 여러분이 써놓으신 작품을 한 번 다시 한번
읽어보십시오.
너무 깊은 생각 없이 겉에 나타난 것만 그대로
옮겨 쓴 것은 아닌가 하고요.
오늘은 강의가 넘 딱딱했지라우?
어쩔 수가 없구만요.
그 대신 좋은 시 하나 더 낭송하고 끝낼랑께
어디 한 번 따라서 외워보시시요잉?
윤동주님의 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아주 깊은 뜻이 있는 시입니다.
이런 시 한 편 정도는 외워두면
어느 모임에서나 좋지요. 노래 대신 이 시 한 편 쯤
외우시면 두 배의 박수를 받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편히 보내시구요.
아직은 총론이니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날마다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강의내용
여러분, 주말을 즐겁게 보내셨나요?
권일송 시인은 『이 땅은 나를 술마시게 한다』는
시집을 냈었지요. 저는 어제 하늘 때문에, 너무 너무
푸른 하늘 때문에 술을 좀 마셨지요.
아침부터 왜 술 이야기를 하느냐 하시면 죄송합니다만,
사실 어제 저희 문협 임원들과 여기 저기를 좀 돌아다녔
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야생화의 이름도 가르쳐 주고, 문학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 창작의 비법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이 많은 문학적 경험을 해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것이지요.
상사화도 처음 본 친구가 있던데요.
잎과 꽃이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는데는 더욱 신기해
하더라구요.
도시에 가까이 있었어도 가보지 못한 절에 가서는 풍경
소리며, 해우소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정말 밖에 나가면 많은 시적 소재가 너무나 많이 있는데
우리가 너무 쉽게 지나치거나 그 경험을 시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문학 경험은 꼭 자연이나 시적 소재와 직접적인
접촉만 말하는 건 아닙니다.
풍부한 독서가 시 창작의 경험에 아주 큰 분야를 차지하지요.
이러한 독서체험은 실제의 체험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고대 중국의 당송팔대가 중의 하나인 구양수는 3다(三多)가
좋은 글을 쓰는 관건이 된다고 했는데,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우리가 해야 될 그 세 가지 중에 첫 째가 독서를 많이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려면 이 삼다 정도는 알아야 겠지요.
요즘 학생들이 삼강오륜의 삼강을 쓰라하니까
한강, 낙동강, 영상강이라 했다하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지요.
삼다는 다독-많이 읽고,다사유-많이 생각하고
다작-많이 쓰라는 것입니다. 쉽지요)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 독서체험을 풍부하게 가져야 하는
것이 시 창작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 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뜻이 아니라
글 쓴이의 체험, 사고 , 감정, 인격, 사상 등의 총체적인
것과의 만남이 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조태일 선생님은 말하기도 했지요.
우리가 좋은 경치를 보거나 즐거움, 슬픔, 기쁨, 괴로움
등 여러가지 감정을 경험하여 시를 쓰게 되는 실제적 경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어떤 좋은 시를 읽거나 감동적인 소설을
읽고 나서는 그와 같은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그 다음은 사고를 깊게, 자유롭게 하라는 것입니다.
우선 조병화님의 시 를 한 번 읽어
볼까요.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조히
떨어져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이곳
자, 그럼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우리가 평상시 늘상 만날 수 있는 안개 낀 인터체이지를
보고 쓴 시입니다. 거기서 서로 헤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시를 자세히 읽어 보면, 무조건 그 경치나
자기 마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사고가 깊고,
아주 자유스러운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우리가 늘 만나는, 늘 경험하는 것으로
시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일상의 것에서 시를 끄집어 낼려면
사물을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시를 쓰는 건 어떤 심오한
사상이나 거창한 사고가 아니라, 자기 삶 주변의 사물들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말과 같습니다.
시 하나를 더 읽어볼까요?
고은님의 인데요.
지난 여름 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아주 짧은 시입니다.
요즘 산에 가면 빨갛게 익은 찔레 열매를 볼 수 있습
니다. 시인은 이 열매를 그냥 이쁘다 그렇게
넘어가지 않고 한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숱한
고뇌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땡볕, 불볕, 어둠, 귀뚜라미 울음소리들이
이 열매를 익혔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삶을 고통과 희락과 슬픔의 소리들까지가
다 우리를 성숙시킨다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시인은 찔레 열매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 속에 지닌 진실과 아름다움
까지 찾아내어 시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훈련을 해야합니다.
지난 시간에 강조한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깊은 사고가 필요한 것입니다.
자, 여러분이 써놓으신 작품을 한 번 다시 한번
읽어보십시오.
너무 깊은 생각 없이 겉에 나타난 것만 그대로
옮겨 쓴 것은 아닌가 하고요.
오늘은 강의가 넘 딱딱했지라우?
어쩔 수가 없구만요.
그 대신 좋은 시 하나 더 낭송하고 끝낼랑께
어디 한 번 따라서 외워보시시요잉?
윤동주님의 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아주 깊은 뜻이 있는 시입니다.
이런 시 한 편 정도는 외워두면
어느 모임에서나 좋지요. 노래 대신 이 시 한 편 쯤
외우시면 두 배의 박수를 받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편히 보내시구요.
아직은 총론이니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날마다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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