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자료방
[스크랩] 밤과 달 / 김연신
백연심
2006. 11. 16. 16:14
밤과 달 / 김연신 (1952~)
달.붉은 달. 다가와서 가득 찬다. 작은 아이 하나가
달의 뒤에 숨어서 얼굴을 반만 드러내고 푸른 웃음을
아무렇게나 던진다. 희게 드러난 팔뚝. 밤이 찰그락
찰그락 소리를 내면서 걸어온다. 달이 조금 멀어진다.
엎드린 아이의 몸 위로 빠르게 흐르는 꿀물. 달디단.
이가 시려서. 선명하다. 티 하나 없는 흰 등. 별들이
가늘게 떨며 수군거린다. 푸른 얼굴은 노란 달만해지
면서 눈 흘긴다. "옷을 벗고 얼음 속에 들어와보아.
할 수 있으면." 밤이 저벅저벅 몰려오더니 달을 더
멀리 밀어올린다. 별들은 입을 꼭 다물고 제자리에서
희게 빛낸다. 열심히. 어떤 별은 별똥별이 되어 밤의
속으로 곤두박질친다.
[해설]
깊은 밤 어머니처럼 흰 팔뚝을 뻗어 아이를 감싸는 달. 아이는 티 하나
없는 그 흰 등 뒤에 숨어 밉지 않는 장난을 건다. 그걸 지켜보는 별들이
수군거리고 더러 질투하듯 눈 흘기는 달밤.
아이는 달과 별의 수호와 축복 속에서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행복감에
휩싸인 우주적 신성의 아이가 된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9월 21일-
달.붉은 달. 다가와서 가득 찬다. 작은 아이 하나가
달의 뒤에 숨어서 얼굴을 반만 드러내고 푸른 웃음을
아무렇게나 던진다. 희게 드러난 팔뚝. 밤이 찰그락
찰그락 소리를 내면서 걸어온다. 달이 조금 멀어진다.
엎드린 아이의 몸 위로 빠르게 흐르는 꿀물. 달디단.
이가 시려서. 선명하다. 티 하나 없는 흰 등. 별들이
가늘게 떨며 수군거린다. 푸른 얼굴은 노란 달만해지
면서 눈 흘긴다. "옷을 벗고 얼음 속에 들어와보아.
할 수 있으면." 밤이 저벅저벅 몰려오더니 달을 더
멀리 밀어올린다. 별들은 입을 꼭 다물고 제자리에서
희게 빛낸다. 열심히. 어떤 별은 별똥별이 되어 밤의
속으로 곤두박질친다.
[해설]
깊은 밤 어머니처럼 흰 팔뚝을 뻗어 아이를 감싸는 달. 아이는 티 하나
없는 그 흰 등 뒤에 숨어 밉지 않는 장난을 건다. 그걸 지켜보는 별들이
수군거리고 더러 질투하듯 눈 흘기는 달밤.
아이는 달과 별의 수호와 축복 속에서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행복감에
휩싸인 우주적 신성의 아이가 된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9월 21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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