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시

[스크랩] 묶다 / 문태준

백연심 2006. 9. 18. 16:28


    *묶다/문태준* 새가 전선 위에 앉아 있다 한 마리 외롭고 움직임이 없다 어두워지고 있다 샘물이 들판에서 하늘로 검은 샘물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논에 못물이 들어가듯 흘러 들어가 차고 어두운 물에 미지근하고 환한 물을 밀어내고 있다 물이 물을 섞이면서 아주 더디게 밀고 있다 더 어두워지고 있다 환하고 어두운 것 차고 미지근한 것 그 경계는 바깥보다 안에 있어 뒤섞이고 허물어지고 밀고 밀렸다는 것은 한참 후에나 알 수 있다 그러나 기다릴 수 없도록 너무 늦지는 않아 벌써 새가 묶다 *양고님 편집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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