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시

[스크랩] 숲에 내리는 비 / 정두리

백연심 2006. 9. 13. 03:16
숲에 내리는 비
정두리

우는 얼굴 감추기 좋을 만큼
비가 내린다.
천 근의 무게로 젖는
근심과 수치를 빗물에 헹구어 달라고 한다.
우는 날 있어야
웃을 날도 있는 게지
비말고 바람을 견디어야
크게 자라는 것이고,
(어머니 말씀)
여름 비에 뿌리 뻗기 위하여
그만큼 일어서기 위해
깊숙한 목마름을 예비하기 위하여
새삼스레 처음인 듯
푸르게 푸르게
숲이 여름 비에 젖는다.
이제부터 네 한몸
내것으로 점 찍어 두었노라고,
땅으로 내릴 때는


소리를 죽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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