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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유머 릴레이 / 김학래

백연심 2006. 9. 5. 15:39
유 머 릴 레 이


영국의 격언으로 유머란 ‘자비 다음가는 미덕이며 지혜’라는 말이 있다. 직장의 상사가 유머 감각이 좋을 경우 그 직장의 분위기가 좋고 일이 잘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일리가 있다면, 한 가정의 가장이 유머러스하다면 명랑한 가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에 본 미국의 서부영화 한 장면이 생각난다. 별나게 이름이 긴 총잡이가 있었다. 통성명을 하던 한 사나이가 어째 이름이 긴 이름이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좀 재미있게 느껴졌다.
“짧은 인생인데 이름이라도 길어야지.”
또 다른 서부영화에서 본 이야기이다. 어떤 건맨이 총질을 하다가 오른손에 총상을 당한뒤 치료를 받고 붕대로 감은 후 허리춤에서 권총을 잽싸게 뽑아드는 연습을 하면서 동료 건맨과 나눈 대사이다.
“나쁘지 않지?”
“좋지도 않군.”
60년대의 버스에는 여자 차장들이 많았다. 승객이 하차할 때 차장들이 요금을 받았는데, 어떤 대학생 승객과 여차장이 주고받은 대화가 재미있다. 차장이 거스름돈 10원을 대학생에게 내주자 대학생은 팁이라면서 여차장에게 돌려 주었다. 그러자 여차장은 “옛다, 장학금이다.”라고 말하면서 10원짜리를 다시 주었다.
이 광경을 본 승객들이 웃으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 대학생은 뒤통수를 긁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장학금을 면제받는 학생인데...”
옛날 이야기 한토막이다. 부잣집 영감과 이집 머슴 사이에 오고 간 대화이다. 주인이 새로 들어온 머슴에게 성명을 물었다. 머슴이 배 아무개라고 대답하자 영감은 쪽지에 무엇을 적는 듯 했다. 다음날 아침, 영감은 쪽지를 보면서 새로 들어온 머슴을 불렀다.
“공서방! 공서방!”
그런대도 새로 들어온 머슴은 늦잠을 자는지 대답이 없었다. 영감은 더 큰소리로 공서방을 불렀다. 그때서야 신입 고용원이 영감앞에 등장했다.
“이사람 잠꾸러기 맞지?”
“아니올시다. 벌써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
“저를 부르셨다고요?” “공서방을 몇 번 불렀잖아.”
“영감님, 저는 공서방이 아니고 배서방입니다요.”
영감이 어리둥절하게 되었다. 전날 적은 쪽지를 보면서 영감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앗차 꼭지를 안그렸구나.”
문맹 영감은 문자를 쓸 줄 모르기에 그림으로 표시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배서방이라고 하니까 배의 모양대로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꼭지 그리는 것을 빼먹었기에 공서방으로 착각하였던 것이다.
어떤 시골학교 교장이 교육청에서 구입하여 배부한 과학 실험 교구를 점검한 결과 무게를 달아보는 천칭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였다.
교장 회의시 교육청에서 사준 저울에 100g짜리 추가 누락되었다며 항의하였다. 다른 학교 저울도 마찬가지라며 교육청에서 납품시 검수도 안하느냐고 따졌다.
당시는 권위주의 시대였기에 교육장이 조사 선처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적반하장으로 교장에게 일갈하였다. 타학교까지 조사하여 교육청을 공격하느냐는 것이었다.
회의 분위기가 묘하게 되고 열받은 교육장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일장 훈시만 계속하였다. 다른 교장이 사과해버리라면서 문제를 제기한 교장에게 넌지시 말했지만, 잘못한 일도 없고 할말을 한 것뿐인데 사과를 하다니 어불성설이라며 버티었고, 회의가 끝난후 교육장실을 찾아 사표를 쓰겠다면서 백지 한 장을 달라고 대쉬하자 그때서야 교육장은 미안하다며 만류하였다는 것이다.
그후 천칭문제를 제기했던 그 교장이 K 시의 어떤 과학 교구 가게에 들러서 예의 100g짜리 추가 없는 천칭에 관한 질의를 하였는데, 과학 교구상 주인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00g까지 측정하는 천칭에는 100g 추가 없습니다.” 그후 교육장에게 따지고 사표가지 쓰겠노라며 대들었던 그 교장의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만일 100g짜리 천칭에는 100g짜리 추가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그 교육장이 알았다면 나는 아마 묵사발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천주교회 신부님이 구사했다는 유머 한토막,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주고 받은 말이다.
“할머니도 애기를 낳았어요?”
“그럼 할머니도 애기를 낳았지.” “할머니가 누구를 낳았어요?” “너의 아버지도 낳았고 너의 작은 아버지도 낳았지.”
“우리 할머니는 애기는 안 낳았고 어른들만 낳았구나.”
어떤 사람 둘이서 신체에 관한 문답을 하였는데 우답이 유발되었다.
“자네의 눈은 몇이지?” “내 눈도 둘이요.”
“그게 아니고 눈이 얼마냐니까?” “얼마라니요, 나는 눈 안팔아요.” 시력을 물었는데 그만 우문 우답이 되고 말았다.
해방 직후 남도의 어떤 지방에는 큰 난리가 났다. 반란군과 군경은 물론 죄없는 민간인까지 희생자가 많았다고 들었다. 어떤 산골짜기에 수십명이 살해되었는데, 가해자 측 확인자 두 명이 생존자가 아직 있는지 확인하러 갔다는 것이다.
시체 사이를 돌아다니는데 한 부상자가 신음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지켜본 확인자 A가 죽었느냐고 묻자 큰 부상자는 “응”하며 대답하였다. 두 확인자가 현장을 떠나 걸어 나올때 아까 그 부상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확인자 B : “야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혹시 살아있는 이가 있는 것 아닐까?”
확인자 A : “그냥 가자고, 본인 입으로 죽었다는데 뭘 더 확인할 것이여”
이것은 매우 비참한 이야기이다. 약 60년전 옛날 이야기이기에 인용해 본 것이다.
어느 군 교육청 주최 초등학교 연합체육대회에서 생긴 헤프닝 한토막,
진행을 담당한 모 장학사가 본부석 방송부로 찾아와서 마이크를 잡아 들었다. 장내 방송을 하는 줄 알았는데,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말은 엉뚱한 것이었다.
“아, 여보세요.”
그러니까 이 장학사는 순간적으로 마이크를 전화기의 송수화기로 착각했던 것이다.
유머는 미덕과 지혜라는 말이 있지만, 그보다는 재미있고 웃음을 자아내고 부드럽고 명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묘약이다. 유머는 마음의 여유와 아량과 격조높은 이해심에서 나온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어쩌면 감초같은 기능을 지닌 것이 유머 아니겠는가?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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