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시

[스크랩] 탈출 -장미숙

백연심 2006. 9. 1. 08:47

탈출
          
           장 미 숙


항아리 속에 앉아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는 공간

스스로 들었다


머리  쏘는 햇살에

어지럼증 일어도

쓰러질 자리 또한 여기

웅크린 채 잠들고

밖에서

눈살 찌푸리던 일

시끄럽던 소리 모두

그리운 자리


장대비가 머리를 때린다

부서져라 두 주먹

하늘 두드리고

목청껏 내 지른 소리 맴돌아

몸 안으로 들어온다


정신 가다듬고

벽에 서린 힘을 거둬

뚜껑 박차고

산산이 깨진 사금파리

빗물에 씻겨 상쾌하다




전하는 말씀 :
장미숙 시인은
문예사조 신인상 당선 시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목마른 낙타 (시집) 
홈페이지 http://rose0724.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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