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작 시
모녀
백연심
2008. 1. 29. 11:16
모녀
-연심
저녁 어스름이 지고
한창 외국어 공부 중인 딸에게
엄마는 밤을 까 먹으며
이건 뭐라고 하냐?
일본어로 물어본다.
알고 싶어?
장난치는 딸에게 엄마가 이야기 한다.
서로에게 단어를 가르쳐 주며 웃는 행복한 저녁이다.
모녀지간 서로의 사랑으로
희긋희긋한 흰머리를
염색 해 드리고
가족 해체 시대에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그림 속 이야기 같은 정다운 풍경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는 엄마
그것도 몰라 퉁명스런 딸에게
그저 웃는다.
엄마는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말을 걸고 싶었던 것이다.
세상에 각박함이 따뜻함으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집이다.
내일은 엄마에게 핸드폰 문자메세지 보내는 법을 가르쳐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