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시
[스크랩] 예지 (叡智) / 김수영
백연심
2008. 1. 28. 15:13
예지 (叡智) / 김수영 (1921~1968)
바늘구녕만한 예지를 바라면서 사는 자의 설움이여
너는 차라리 부정한 자가 되라
오늘
이 헐벗은 거리에 가슴을 대고
뒤집어진 부정이 정의가 되지 않더라도
그러면 너의 벗들과
너의 이웃사람들의 얼굴이
바늘구녕 저쪽에 떠오르리라
축소와 확대의 중간에 선 그들의 얼굴
강력과 기도가 일체가 되는 거리에서
너는 비로소 겸허를 배운다
바늘구녕만한 예지의 저쪽에서 사는 사람들이여
나의 현실의 메에뜨르여
어제와 함께 내일에 사는 사람들이여
강력한 사람들이여..........
[해설]
미망과 혼란에 빠진 시대에 질서를 부여하고 논리를 제시하는
지식인의 예지는 다중(多衆)의 지지와 더불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자칫 지식인들의 빠지기 쉬운 함정의 하나는 삶
과 유리된 공소한 개념과 이념의 양산이다. '바늘구녕'의 '저
쪽에 사는' 구체적 개인의 실존을 좌우하는 내밀한 삶의 근원
적 복잡성과 다양성을 추상화하고 거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모든 지식 또는, 예술의 스승은 어디까지나 '어제와 함께 내일
을 사는' 강력한 사람들이며, 그들의 삶의 토양과 그 질감에 근
거하지 않은 앎과 논리는 결코 그 생명을 얻을 수 없는 까닭이
다 -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 17082호-
바늘구녕만한 예지를 바라면서 사는 자의 설움이여
너는 차라리 부정한 자가 되라
오늘
이 헐벗은 거리에 가슴을 대고
뒤집어진 부정이 정의가 되지 않더라도
그러면 너의 벗들과
너의 이웃사람들의 얼굴이
바늘구녕 저쪽에 떠오르리라
축소와 확대의 중간에 선 그들의 얼굴
강력과 기도가 일체가 되는 거리에서
너는 비로소 겸허를 배운다
바늘구녕만한 예지의 저쪽에서 사는 사람들이여
나의 현실의 메에뜨르여
어제와 함께 내일에 사는 사람들이여
강력한 사람들이여..........
[해설]
미망과 혼란에 빠진 시대에 질서를 부여하고 논리를 제시하는
지식인의 예지는 다중(多衆)의 지지와 더불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자칫 지식인들의 빠지기 쉬운 함정의 하나는 삶
과 유리된 공소한 개념과 이념의 양산이다. '바늘구녕'의 '저
쪽에 사는' 구체적 개인의 실존을 좌우하는 내밀한 삶의 근원
적 복잡성과 다양성을 추상화하고 거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모든 지식 또는, 예술의 스승은 어디까지나 '어제와 함께 내일
을 사는' 강력한 사람들이며, 그들의 삶의 토양과 그 질감에 근
거하지 않은 앎과 논리는 결코 그 생명을 얻을 수 없는 까닭이
다 -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 17082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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