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시
[스크랩] 노숙 / 김사인
백연심
2008. 1. 28. 14:38
노숙 / 김사인 (1956~ )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를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이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때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네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해설]
자신감과 활력에 차 있을 때 자신의 몸을 돌아보기
어렵다. 함부로 부려먹어도 될 것 같은 몸에 탈이
나거나 아플 때 비로소 그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
몸을 통해 양식을 구하고, 결혼하고, 일가(一家)를
이뤘으나 문득 생기를 잃은 채 지쳐 보이는 거울 속
의 나의 몸. 이성중심의 근대사회에게 철저히 천시
돼온 몸의 위기는 한 인간의 실존적 위기에 다름 아
니다.
'진땀'과 '악몽'뿐인 명예와 재산, 정신 등에 반성과
성찰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근본 동력이 몸임을 보
여준다. 그 어떤 인간이든 전적으로 몸적인 존재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17245호-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를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이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때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네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해설]
자신감과 활력에 차 있을 때 자신의 몸을 돌아보기
어렵다. 함부로 부려먹어도 될 것 같은 몸에 탈이
나거나 아플 때 비로소 그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
몸을 통해 양식을 구하고, 결혼하고, 일가(一家)를
이뤘으나 문득 생기를 잃은 채 지쳐 보이는 거울 속
의 나의 몸. 이성중심의 근대사회에게 철저히 천시
돼온 몸의 위기는 한 인간의 실존적 위기에 다름 아
니다.
'진땀'과 '악몽'뿐인 명예와 재산, 정신 등에 반성과
성찰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근본 동력이 몸임을 보
여준다. 그 어떤 인간이든 전적으로 몸적인 존재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제17245호-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