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시
[스크랩] 득도 得道 / 정낙추
백연심
2008. 1. 28. 14:36
득도 得道 / 정낙추
봉지 속에
한 사내가 있다
꽃 떨어지자마자 봉지 속에 유폐된 사내
얼마의 내공을 쌓았기에
독방에 갇혀서도
부처님 몸빛보다 더 찬란할까
봉지를 벗기자
눈부신 가을 햇살이 황금빛에 튕겨 깨진다
몸 안 가득 채운 단물은
사내의 땀방울이다 그리움이다
세상에 단 한 번도 내보이지 않고 고인
눈물이다
눈물이 매달린 배 나뭇가지 사이에서
사내가
잘 익은 자기 얼굴을 웃으며 따고 있다
-시집 '그 남자의 손(예지)"중에서
[해설]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인물화가 작가 자신을 빼닮은
경우가 있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나 아닌 타인을
그렸는데 어떻게 자신의 얼굴이 배어 나오는가? 비
단 화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짓는 일에는 자신
의 모습이 투영된다고 한다. 도자기 속에 도예가의
숨결이, 글 속에 지은이의 정신이, 과일에 농부의 땀
방울이 담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무언가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것'을 빚는 것이 아니라 '나'
를 빚는 것이다. 모든 일은 '궁극 나에게로 가는 너
에게로의 여행'인 셈이다. 당신이 오늘 남몰래 눈물
흘리며 무언가를 빚고 있다면, 내일 '잘 익은 자기
얼굴'을 따기 위한 것이다-시인 반칠환
-동아일보 2006.12.15-
봉지 속에
한 사내가 있다
꽃 떨어지자마자 봉지 속에 유폐된 사내
얼마의 내공을 쌓았기에
독방에 갇혀서도
부처님 몸빛보다 더 찬란할까
봉지를 벗기자
눈부신 가을 햇살이 황금빛에 튕겨 깨진다
몸 안 가득 채운 단물은
사내의 땀방울이다 그리움이다
세상에 단 한 번도 내보이지 않고 고인
눈물이다
눈물이 매달린 배 나뭇가지 사이에서
사내가
잘 익은 자기 얼굴을 웃으며 따고 있다
-시집 '그 남자의 손(예지)"중에서
[해설]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인물화가 작가 자신을 빼닮은
경우가 있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나 아닌 타인을
그렸는데 어떻게 자신의 얼굴이 배어 나오는가? 비
단 화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짓는 일에는 자신
의 모습이 투영된다고 한다. 도자기 속에 도예가의
숨결이, 글 속에 지은이의 정신이, 과일에 농부의 땀
방울이 담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무언가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것'을 빚는 것이 아니라 '나'
를 빚는 것이다. 모든 일은 '궁극 나에게로 가는 너
에게로의 여행'인 셈이다. 당신이 오늘 남몰래 눈물
흘리며 무언가를 빚고 있다면, 내일 '잘 익은 자기
얼굴'을 따기 위한 것이다-시인 반칠환
-동아일보 2006.12.15-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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