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시
[스크랩] 육체는 가난하다 / 박용하
백연심
2008. 1. 28. 14:21
육체는 가난하다 / 박용하 (1963)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야
가령 새털구름으로 이루어진 집의 육체 같은 것 말야
모든 삶의 영광과 환희는 너무도 가벼우므로
휘발유처럼 쉽게 뭉쳐져 비로 사라진다
결국, 내 육체는
무거운 생의 나비를 발견하는 일에 다름 아니니
어찌하랴,
내 마음의 푸르른 관심들 속엔
공허한 진눈깨비들의 가벼운 유영으로 가득차버렸으니
한없이 달콤한 가난의 내 사랑,
나는 천국의 현관이 절벽과 맞닿아 있음을 안다
이 집의 내부는 너무 황폐해버렸어
새와 나무와 여자는 이제 지구를 날지 않아
오 가여운 내 희망, 희망의 인공도시들
그러나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야
죽음은 왜 그리 질기기만 한지
만만한 죽음은 이 지상에 왜 그리 없기만 한지
[해설]
정신보다 낮은 것으로 천시돼온 육체는 주객(主客) 분리 이전의 불투명한
세계에 침묵으로 접근하기에 '참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한 육체는
궁극적으로 감각에 의지하기에 모든 삶의 영광과 환희는 새털 구름처럼 가
볍게 휘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처럼 불확실하고 불안하기만 하는 몸의
감각은 가시적인 현상을 넘어 비가시적인 '무거운 생의 나비를 발견'케 하
는 근원이자 '나'의 사랑과 존재의 신비를 펼쳐내는 참된 동력이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9월 20일-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야
가령 새털구름으로 이루어진 집의 육체 같은 것 말야
모든 삶의 영광과 환희는 너무도 가벼우므로
휘발유처럼 쉽게 뭉쳐져 비로 사라진다
결국, 내 육체는
무거운 생의 나비를 발견하는 일에 다름 아니니
어찌하랴,
내 마음의 푸르른 관심들 속엔
공허한 진눈깨비들의 가벼운 유영으로 가득차버렸으니
한없이 달콤한 가난의 내 사랑,
나는 천국의 현관이 절벽과 맞닿아 있음을 안다
이 집의 내부는 너무 황폐해버렸어
새와 나무와 여자는 이제 지구를 날지 않아
오 가여운 내 희망, 희망의 인공도시들
그러나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야
죽음은 왜 그리 질기기만 한지
만만한 죽음은 이 지상에 왜 그리 없기만 한지
[해설]
정신보다 낮은 것으로 천시돼온 육체는 주객(主客) 분리 이전의 불투명한
세계에 침묵으로 접근하기에 '참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한 육체는
궁극적으로 감각에 의지하기에 모든 삶의 영광과 환희는 새털 구름처럼 가
볍게 휘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처럼 불확실하고 불안하기만 하는 몸의
감각은 가시적인 현상을 넘어 비가시적인 '무거운 생의 나비를 발견'케 하
는 근원이자 '나'의 사랑과 존재의 신비를 펼쳐내는 참된 동력이다- 시인 임동확
-광주일보 2005년 9월 20일-
출처 :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글쓴이 : 김영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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